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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60

어제 퇴근길 어제 퇴근길 골목길에서 냅다 걷어찼다. 쨍그랑! 비명 지르며 콘크리트 바닥을 굴러가는 깡통 깡통이 멈춘 자리를 바라본다 키 큰 전봇대가 우뚝 서있다 콘크리트에 발목이 잡혀 서있는 전봇대 윗몸은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있다 전봇대 옆 담장 도둑고양이 한 마리 두 눈을 부릅뜨고 째려.. 2016. 1. 21.
가을밤에 쓰는 편지 / 박흥순 가을밤에 쓰는 편지 / 박흥순 . 그리움은 달빛 속에 묻어두고 귀뚜라미 소리나 따르다 어느 늙은 감나무 아래 누워 잘 익어가는 별이나 헤아리며 추억의 바닷가 화진포 파도소리와 앳된 소녀처럼 볼 붉어지던 모습 파도가 감추어 주던 그때 그대 모습 그려 보려합니다, 어쩌나요, 귀뚜라미.. 2015. 11. 30.
회한 회한 / 박흥순 날름날름 혓바닥 내밀며 불길 속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혓바닥 셋 달린 뱀 형상으로 내 몸을 칭칭 감고 봄, 여름, 갈, 겨울 삭이지 못한 분노 떨치지 못한 어리석음 장맛비 쏟아져 홍수가 졌는데 강은 언제나 거기 용트림하며 흐르고 있는데 들녘에 핀 들꽃들은 한가로이 .. 2015. 11. 25.
방전된 그녀 방전된 그녀 나는 보랏빛 그녀를 모시고 산다 어느 해, 뻐꾸기소리 들리던 날부터 그녀는 봄비처럼 나를 촉촉이 적시며 내게로 왔지 은밀히 만나야 하는 사람들까지도 그녀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고 그런 자리에도 그녀는 꼭 나와함께 해 일면식 없는 사람들의 술주정 까지도 한밤중에도 .. 2015.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