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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60

탈피[脫皮 / 박흥순 탈피[脫皮] / 박흥순 산 입구에서부터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산새들의 피리소리와 풀벌레들의 박수소리에 신바람이 나있는데 무엇인가 이상했다 "더러워 냄새나! 더러워 냄새나!"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지 않는가 아무리 보아도 킁킁거려 보아도 더러운 냄새는 보이지 않았다 " .. 2015. 9. 8.
고시원의 낮달 고시원의 낮달 / 박흥순 나도 과장님 사장님 회장님 다 할 수 있어 지금은 해떨어져 순댓국집으로 왔지만 찌그러진 한 그릇에 나는 또 다른 세상의 견습공이 되어봐 한 잔술 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 내 아이가 웃고 있어 아침은 햇살을 마시고 점심은 그리움을 떠먹고 저녁은 기름기 .. 2015. 8. 29.
청계천 시궁쥐 산책 나섰다 / 박흥순 청계천시궁쥐 산책 나섰다 / 박흥순 명물 청계천 1급수에 산다는 버들치가 올라왔고 밤이면 천영기념물 황조롱이가 왔다고 떠들고 시궁쥐도 벌써 청계천 갖족부에 이름 올린지오래 그는 한해 새끼를 일곱 번까지 낳는다는 쟂빛 잡쥐다 시장이나 주택가에 살던 것들이 도로나 하수관.. 2014. 12. 18.
소문 /박흥순 소문 / 박흥순 사람들이 신 바람나게 눈덩이를 굴리고 있어 굴리던 눈덩이로 눈사람을 만들어 놨어 붉은 고추로 코를 대신하고 숯검뎅이로 입을 아귀처럼 좍 찢어놨어 머리카락은 글쎄 시래기로 한 폼을 잡았고 귀는 말이야, 당나귀 귀인 게야 무슨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나 쫑긋하고.. 2014.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