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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60

푸른 물방울 속 한 잎 푸른 물방울 속 한 잎 붉게 물들어가는 산을 보았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수종사에서 산사의 염불소리 찻잔에 함께 기우리며 붉은 잎으로 변해가는 나뭇잎과 가는 세월 그 의미를 음미하여본다, 멀리 두 물줄기 강물이 스스럼없이 한 강으로 흐르는 사연을 먼 하늘에 흘러가.. 2016. 11. 17.
천국을 살짝 엿보았더니 천국을 살짝 엿보았더니 웅성거리는 장터가 있다 뻥이요! 정작, 한 번도 뻥쳐보지 못하고 평생 뻥이요! 소리만 외치며 허옇게 변해가는 뻥튀기아저씨 얼굴에 볼연지 곱게 바르고 거렁뱅이 부부행세로 북 치고 장구 치며 질퍽한 웃음보따리 풀어 장바닥 웅성거림 한방에 날려버리는 각설.. 2016. 4. 16.
그때, 파도소리 그 때, 파도소리 아버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로 어머니를 포박했고 묶인 어머니는 먼 바다만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안개 속처럼 아른거렸고 어머니는 파도소리에 묻혀 가고 있었다 먼 바다를 노려보는 내 두 주먹에는 어머니 한숨이 꽉 잡혔다 나는 씩씩거리며, 어머니 그럴 땐.. 2016. 4. 16.
고래 잡으러 가는 세월 고래 잡으러 가는 세월 / 박흥순 세월이 파도소리에 밟힐 때 하늘에서는 천둥번개와 벼락이 쳤다지요. 세월이 파도소리에 밟힐 때 달빛도 별빛도 눈물 흘리며 출렁거렸다지요. 세월이 파도소리에 밟힐 때 초록으로 다 물들이지 못한 잎들은 수맥이, 수맥이 다 멈추었다지요. 세월이 파도.. 2016.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