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방울 속 한 잎
붉게 물들어가는 산을 보았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수종사에서 산사의 염불소리 찻잔에 함께 기우리며 붉은 잎으로 변해가는 나뭇잎과 가는 세월 그 의미를 음미하여본다, 멀리 두 물줄기 강물이 스스럼없이 한 강으로 흐르는 사연을 먼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에게 물어보았다. 두 강물은 소용돌이치지 않고 어찌 하나가 되느냐고 강물은 언제 붉게 물드느냐고 구름은 하얗게 손만 흔들고 하늘은 파랗게 웃기만 하였다, 두물머리를 바라보고 있는 수종사의 세월과 타들어 가는 운길산을 바라보며 나는 찻잔을 기울이며 푸른 물방울 속 한 잎 낙엽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2016년11월 월간 시문학
천하없는 푸르름도 세월앞에 으시대지 못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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