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박씨의 일상
곡괭이질은 땡볕에서 해야 제 맛이 나는 법이죠, 힘껏 내리찍어 땅파기를 반복하다보면 땀방울이 이마에서 흘러내리거든요, 등짝에서도 물이 줄줄 온 몸은 비 맞은 쥐새끼 꼴이 되어야 진짜 곡괭이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그렇게 힘껏 내리 찍다보면 곡괭이가 튕겨져 나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그럴 때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아픔, 그것은 견디기 힘든 통증이지요, 예기치 못한 바위덩어리나 크고 작은 돌멩이가 찍히기를 거부한 것이랍니다. 그렇게 하루를 땀과 통증으로 보내고 전봇대가 긴 그림자로 골목을 지키고 있을 때쯤, 흐느적흐느적 걸음으로 한손에 고등어나 삼겹살 아니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단을 올라갈 때.....
문학과 창작 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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