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살짝 엿보았더니
웅성거리는 장터가 있다
뻥이요!
정작, 한 번도 뻥쳐보지 못하고
평생 뻥이요! 소리만 외치며
허옇게 변해가는 뻥튀기아저씨
얼굴에 볼연지 곱게 바르고 거렁뱅이 부부행세로
북 치고 장구 치며 질퍽한 웃음보따리 풀어
장바닥 웅성거림 한방에 날려버리는 각설이부부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애처롭게 부르며
헤엄치듯 앞으로 앞으로 밀고나가는 거북아저씨
줄을 타면 행복했지 카세트음악 앞세워
꼬마손수레 밀고 가며 절뚝이는 곡예사아줌마
모락모락 김 오르는 돼지국밥 건네주며
이눔아! 배부르게 처먹고 힘내!
웃어주는 욕쟁이할머니
장터에 흐드러지게 찔레꽃들이 피어나고
이눔들아!
이런 날은 돈 걱정 말고 배부르게 처먹어야혀
욕쟁이할머니 목소리에 날개가 퍼덕이고
찔레꽃향기는 장터에 그윽하게 퍼진다
계절문학 201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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