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
노를 젓는다.
뱃전을 스쳐가는 물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다라야할 건너편 강변을 생각하며 힘껏 나를 젓는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과 짐승이 이 강을 건너려 하고 있을까
삯은 얼마나 줄 것인가
혹여, 강을 건너려는 사람이나 짐승은 없지 않는 것인지
있어도, 성질 사나운 짐승만 있는 것은 아닐지
날마다 젓는
노 젓기지만
강변에 피고 지는 들꽃들 볼 염두도 없다
또 다른 사람과 짐승을 태워야하고
사나운 물결을 헤쳐가려면
쉬지 않고 노를 저어야
노를 저어야
뱃삯을
더, 받기 때문이다.
2016년 월간 시문학11월
2015.12.6.
5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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