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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60

저무는 선창 / 박흥순 저무는 선창 푸른 꿈이 뱃고동처럼 출렁이던 그 섬에 가면 갈매기 때는 허공에서 노를 젓고 폐선은 개펄에 누워 갈비뼈를 내보이고 있다 눈이 와서 떠나가고 비가와서 떠나가고 떠나가도 떠나가도 파도는 밀려갔다 또 다시 돌아오는데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아득한.. 2017. 11. 29.
알바트로스의 노래/ 박흥순 알바트로스의 노래/ 박흥순 피고 지는 꽃을 보고 미소 짓거나 눈물 훔치지 말거라 어제 진 꽃은 먼 나라의 전설이고 내일 피는 꽃은 다른 나라의 꿈이란다 그대에게는 오직 오늘의 햇살이 있을 뿐 웃거나 슬퍼하는 그 사이 그대 검은 머리위에 박꽃 만발할 것이다. 그대 옆에 떨어진 한 잎.. 2017. 2. 13.
어느 박씨의 일상 어느 박씨의 일상 곡괭이질은 땡볕에서 해야 제 맛이 나는 법이죠, 힘껏 내리찍어 땅파기를 반복하다보면 땀방울이 이마에서 흘러내리거든요, 등짝에서도 물이 줄줄 온 몸은 비 맞은 쥐새끼 꼴이 되어야 진짜 곡괭이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그렇게 힘껏 내리 찍다보면 곡괭이가 튕.. 2017. 1. 4.
사공 뱃사공 노를 젓는다. 뱃전을 스쳐가는 물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다라야할 건너편 강변을 생각하며 힘껏 나를 젓는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과 짐승이 이 강을 건너려 하고 있을까 삯은 얼마나 줄 것인가 혹여, 강을 건너려는 사람이나 짐승은 없지 않는 것인지 있어도, 성질 사나운 짐승.. 2016.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