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한 / 박흥순
날름날름 혓바닥 내밀며 불길 속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혓바닥 셋 달린 뱀 형상으로 내 몸을 칭칭 감고
봄, 여름, 갈, 겨울
삭이지 못한 분노
떨치지 못한 어리석음
장맛비 쏟아져 홍수가 졌는데
강은 언제나 거기 용트림하며 흐르고 있는데
들녘에 핀 들꽃들은 한가로이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있는데
저 불길 잡아야 할 텐
저 검은 연기 재워야 할 텐데
노란민들레꽃 하나 피워야 할 텐데
동작문학 2015
'발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 퇴근길 (0) | 2016.01.21 |
---|---|
가을밤에 쓰는 편지 / 박흥순 (0) | 2015.11.30 |
방전된 그녀 (0) | 2015.11.18 |
탈피[脫皮 / 박흥순 (0) | 2015.09.08 |
고시원의 낮달 (0) | 2015.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