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쓰는 편지 / 박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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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달빛 속에 묻어두고 귀뚜라미 소리나 따르다 어느 늙은 감나무 아래 누워 잘 익어가는 별이나 헤아리며 추억의 바닷가 화진포 파도소리와 앳된 소녀처럼 볼 붉어지던 모습 파도가 감추어 주던 그때 그대 모습 그려 보려합니다, 어쩌나요, 귀뚜라미가 담장을 넘어요, 소리로 노래로 달빛을 타고 그대 계신 푸른 방으로 스며들려나 봐요, 내 안에 화진포파도소리가 밀어로 그리움으로 추억으로 밤의 깊이를 더해 가고 있는데 가을달밤의 귀뚜라미소리에 묻혀버려요, 그대여! 국화꽃이 피려고 몸짓하는 소리가 들리는 달밤이에요
2015년 문학과창작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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