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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자산어보 홍어편

by 바닷가소나무 2014. 9. 26.

 

자산어보 홍어편 / 박흥순

 

 

느그들 아냐

입맛 다시며 환장하게 좋아하는

나의 출생지가 어디 콧구멍에 붙었는지

 

파도가 말이여 시퍼렇게 흰 거품을 물고 늘어지는 곳

그랑께, 갈매기가 똥을 싸갈겨도

파도가 금시 꿀꺽해 불고 눈 깜빡 해 부리는 그런 곳이여

 

긍께, 나는 그 바다 속에선

완전 무용수 였제,

내가 너울너울 춤을 추기시작하면

상쾡이도 한목 거들다

챙피하다고 내빼부럿당께

 

거시기, 거기가 어디냐문

정약전선상이 자산어보를 긁었다는 곳시제

 

근데 말이여, 나는 지금 두엄 속에서

숙성의 도를 당신에게 맛 봬줄라고

벌러덩 누워 있어라우

 

코가 쏴한 코빼기 한 점

아자씨 입속에서 꿀꺽 넘어가게 해 줄 것 잉께

막걸리 한대빡 옆에 놔두고

째끔만 기다려보쑈잉

 

월간시문학 2014년 9월호

 

자산어보 홍어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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