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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71

나는 때때로 하모니카를 분다 나는 때때로 하모니카를 분다 / 박흥순 내 하모니카 소리는 푸른 육지 푸른 육지도 태초에는 섬이었을 것이다 고독한 섬은 하모니카 소리를 낸다 뱃고동소리 들리면 하모니카로 어깨위에 까치 한 마리를 불러 앉히고 그물코를 꿰매는 어부에게 하모니카 소리를 들려주면 그 어부도 푸른 .. 2015. 2. 25.
요력도* 마늘 요력도* 마늘 북풍의 갯바람 속에 자란 나는 몸매가 울퉁불퉁하고 성질까지 고약해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나를 보면 질색을 한다 보통의 사내들도 내 고약함에 미간을 씰룩거리지만 날 좋아하는 사내들은, 옷을 벗고 난 탱글탱글하고 매끄러운 내 몸매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며 군침을 흘리기 시작한다. 내 몸속에 그들이 원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함부로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 나를 가볍게 다루었다간 입안에서 ‘확’ 불이 붙게 되고 내 독특한 냄새는, 그들이 날 사랑하기를 망설이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록 성질이 독하고 고약하기는 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내 통통한 몸이 부서지고 으깨져도 기꺼이 그들을 위해 내 목숨을 내 놓는다 때로는, 지글지글 끓는 기름통.. 2015. 2. 22.
시인의 말 시인의 말 내가 시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첫 시집을 내면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내 걸어온 발자욱에 땀방울이 가득하다. 아직도 가야 할 먼, 길 詩의 손을 잡고 소처럼 웃어도 보면서 길섶의 들꽃 구경도해가면서 땀 흘리리라 더, 짭짤한 땀방울이 詩가 되어 내 발.. 2013. 3. 21.
바닷가 소나무의 푸른 날갯짓 바닷가 소나무의 푸른 날갯짓 김석환 (명지대학교 문창과 교수) 박 시인의 시집에는 섬에서 태어나고 자라다가 뭍으로 나와 살면서 겪은 아픔과 기쁨이 고스란히 스미어 있다. 그런데 섬은 사면팔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발전된 뭍의 문명으로부터 단절 되는 반.. 2013.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