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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빨래판 / 박흥순

by 바닷가소나무 2012. 9. 22.

빨래판 / 박흥순

 

 

창고정리를 하다

낡은 빨래판하나를 보았다

 

제 몸 골골이 낡아져 가며

땟국물 흘려보냈던

그 시간의 자욱들을

창고 속 어둠이

적막이

꼬옥 안고 있었다

 

눈이 내리던 그 밤

속옷 갈아입던 어머니를 보았다

골골의 어머니 늑골에서

우리 삼남매

울고

웃으며

떠들던 소리들이

땟국으로 흐르던 소리가 보였다

 

그 밤,

밤이 새도록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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