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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장대높이뛰기

by 바닷가소나무 2012. 4. 27.

 

장대높이뛰기

 

 

스타트라인 없는 출발점

총성 없고 환호성도 없는

번뜩이는 눈빛만 가득한 벌판

호흡을 가다듬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니, 굳게 잡은 장대 끝을 노려본다.

 

떨린다.

장대를 붙잡은 두 손에 힘을 주고

비상을 위한 심호흡,

흔들리는 장대 끝 높이 쳐들고

바람 가르며

용수철처럼 튀어 나간다.

 

높은 허들을 향해!

창공을 향해!

 

사선으로 달려간 장대 끝

땅바닥에 내리 꼽고

활처럼 휘어진 장대 따라

긴장된 포물선 그리며

움츠러든 육신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더 높은 곳을 향한 투혼의 날개 짓

한 마리 새가되어 허공에서 퍼덕인다.

 

 

시와산문 / 201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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