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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다 이상 했다 배가 고팠다. 중국집에 혼자 앉아 자장면 한 그릇을 시켰다 단무지 한 접시를 먼저 먹었다 면발은 당연히 게걸스럽게 다 먹었다 자장면 그릇에 남은 춘장까지 남김없이 개가 핥아먹은 것처럼 깨끗하게 다 먹어치웠다 이상했다 왜 먹어야 하는지 왜 자장면 이었는지 왜 춘장까지 다 먹어치웠는지 이상했다 문을 열고 딴 세상으로 걸어 나갔다 봄 햇살이 따사롭게 달려왔다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이상했다 내가누구인 것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개똥벌레가 될 수도 있는 것인지 2020. 9. 11.
종이배와 하모니카 파도 너머 멀리멀리 나아가라 하얀 종이배를 띄웠다. 종이배는 검푸른 물결 속으로 자취를 감췄지 파도 속 어디까지 갔는지, 얼마나 나아갔는지, 그 누가 궁금해나 했겠는가. 파도 너머 수평선 바라보며 하모니카를 불렀다 하모니카 소리는 파도 소리에 묻혀버렸지. 갈매기도 한 마리 없는 바닷가에 홀로 부는 아이의 하모니카 소리를 그 누가 듣기나 했겠는가. 파도에 밀려 다시 돌아와 나는 보았다. 검푸른 파도 속 갸우뚱거리며 가는 파란 종이배를 거친 파도소리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들려오는 저, 푸른 하모니카 소리를. 2020. 9. 11.
별도 뽕도 따지 못한 사람의 기도 별을 봐야 뽕을 따지라 했는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 했는지, 정확한 기억이 생각나지 않지만, 그때 그런 말을 하면서 나를 향해 놀리듯이 웃던 그 사람들에게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던 일이, 오늘 깊은 산속에서 밤이 되면 홀로별을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나니, 문득 그때 일이 별처럼 반짝반짝 떠오른다. 푸른 숲속에 땅거미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지금, 그때 그 사람들은 어느 하늘아래서 무슨 별로 빛을 발하고 있는지, 혹여 구름 속에 잠기지나 않았는지, 아니면 유성이 되어 깊은 바다, 어느 사막 한가운데 떨어지지나 않았는지, 모두들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별들로 반짝이기를 기도 해보며 별이 흐르는 밤을 기다린다. 2020. 9. 11.
보라매공원 보라매공원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 옛 공군사관학교 자리에 조성된 공원. 공군사관학교가 충청북도 청원군 남일면 쌍수리로 이전하면서 서울특별시가 총면적 약 0.41㎢의 부지에 381억 원을 투입해 공원으로 조성, 1986년 5월 5일 개장했다. 공원이 거의 없는 관악구·동작구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특히 이 공원의 대운동장은 크고 작은 군중집회 장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밖에 공원 내에는 잔디광장과 연못·녹지 외에 독서실·청소년수련장·소동물원·체육관·수영장을 비롯해 장애자복지관·남부노인종합복지관 등의 복지시설과 산책로·조깅코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1991년 11월에는 병상 300개를 갖춘 서울시립보라매병원이 공원 내에 건설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대운동장을 포함한 공원부지를 1986년.. 2020.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