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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김수로왕 신화

by 바닷가소나무 2006. 8. 28.

 

 

김수로와 신화


천지가 개벽한 후로 이 지방에는 아직 나라 이름도 없고, 또한 왕과 신하의 칭호도

없었다. 이때 아도간(我刀干)·여도간(汝刀干)·피도간(彼刀干)·오도간(五刀干)·

유수간(留水干)·유천간(留天干)·신천간(神天干)·오천간(五天干)·

신귀간(神鬼干)들의 구간이 있었다. 이들 수장(首長)은 백성을 통솔했는데, 대개

1백호 7만 5천 명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거의 스스로 산과 들에 모여 살면서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었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世組光武帝) 건무(建武) 18년 임인년(서기42) 3월

상사일(上巳日)에 그들이 사는 곳의 북쪽 구지(龜旨)에서 수상한 소리가 그들을

불렀다. 구간들과 사람들 2,3백 명이 거기에 모이니, 사람 소리 같기는 한데

그 모습은 숨기고 소리만 내었다.

 "여기 누가 있느냐?"

 구간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메냐?"

 "여기는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령하시어 이곳에 와서 나라를 새로 세워 임금이 되라 하셨다.

그래서 내려왔노라. 너희는 이 산꼭대기를 파고 흙을 집으면서 거북아! 거북아!

수로(首露)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라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하늘에서 대왕을 맞이하여 너희는 매우 기뻐서 춤추게 될 것이니라."

 구간들은 그 말을 따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얼마 후 우러러 하늘을 바라보니, 자주색 줄이 하늘로부터 드리워져 땅에

닿는 것이었다. 줄끝을 찾아 보니 붉은 단이 붙은 보자기에 금함이 싸여 있었다.

 열어보니 황금색 알이 여섯 개가 있는데 해처럼 둥글었다. 여러 사람은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함께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가 다시 보자기에 싸가지고서

아도간의 집으로 돌아와서 높은 곳에 올려 놓고 무리는 모두 흩어져 갔다.

 12일을 지난 그 이튿날 아침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함을 열어 보니

알 여섯이 모두 화하여 어린이가 되어 있는데 용모가 심히 컸으며, 이내 평상에

앉았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절하고 극진히 공경했다.

 어린이는 나날이 자라 열 며칠을 지나니 키가 9척임은 은나라 탕왕 같았고,

얼굴이 용안(龍顔)임은 한나라 고조와 같았으며, 눈썹이 팔채(八彩)임은 당나라

요임금과 같았고, 두 눈동자를 가짐은 우나라 순임금과 같았다. 그달 보름날에

왕위에 올랐다.

 나라 이름은 대가락(大駕洛)이라 하고, 또 가야국(伽倻國)이라고도 했으니, 곧

여섯 가야국 중의 하나다.

 나머지 다섯 사람도 각각 가서 다섯 가야국의 임금이 되었다. 여섯 가야국의

동쪽은 황산강(黃山江), 서남쪽은 창해(滄海), 서북쪽은 지리산(智里山), 동북쪽은

가야산(伽倻山)으써 경계를 삼았고, 남쪽이 나라의 끝이 되었다.

 임시 궁궐을 세우게 하여 거처했는데, 특히 질박하고 검소하여 집의 이엉을 자르지

않았으며 흙계단은 겨우 석자였다. 그러나 즉위한지 2년에는 도읍을 정하고 나라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때 탈해가 바다를 따라 가락국으로 오니, 그의 키는 5척이었고 머리의 둘레는

1척이나 되었다. 홀연히 대궐에 나아가서 왕에게 말했다.

 "나는 왕의 자리를 빼앗으러 왔소."

 "하늘이 나에게 명하여 왕위에 오르게 했고, 장차 나라 안을 안정 시키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 하오. 감히 천명을 어기어 왕위를 줄 수 없으며, 또 감히 우리

나라와 백성을 그대에게 맡길 수 없소."

 "정히 그렇다면 기술(奇術)로써 승부를 결정합시다."

 "좋소."

 잠깐 사이에 탈해가 변해서 매가 되니, 왕은 변해서 독수리가 되었다. 또 탈해가

변해서 참새가 되니, 왕은 변해서 새매가 되었다. 그동안이 촌음도 걸리지 않았다.

 얼마 후 탈해가 본 모양으로 돌아오니, 왕도 또한 본 모양으로 돌아왔다. 탈해는

엎드려 항복했다.

 "기술을 다투는 동안, 매가 독수리에게, 참새가 새매에게서 죽음을 면한 것은 아마

왕께서 죽이기를 싫어하는 인덕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왕과 왕위를 다툰다

해도 이기기는 진실로 어렵겠습니다."

 탈해는 곧 하직하고 계림(鷄林)의 영토 안으로 도망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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