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여의 금와가 왕위에 올랐을 때, 태백산 남쪽 우발수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금와는 그 여자에게 이 곳에
온 까닭을 물었더니, "나는 하백의 딸로, 이름은 우화입니다. 여러 아우들과 놀러 나왔다가 자칭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라는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나를 웅신산 밑 압록강가에 있는 집으로 유인하여, 정을 통해 놓고 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중매 없이 남을 따랐다 책하며, 저를
여기에 귀양 보낸 것입니다." 금와가 이상히 여겨 유화를 집에 두었더니 햇빛이 비쳐 몸을 피해도 쫓아가며 비추었다. 이로 해서 잉태하여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다섯 되들이나 되었다. 왕이 버려서 개, 돼지에게 주어도 먹지 않으며, 길에 버리면 소나 말이 피해 가고, 들에 버리면
새와 짐승이 덮어 주었다. 왕이 깨뜨리려 해도 깨어지 않으니 도로 어머니에게 주었다. 어머니가 알을 싸서 따뜻한 곳에 두니, 한 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 기골이 영특하고 기이하여 7세에 벌써 보통 사람과 다르게 뛰어났다.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면 백발백중하였다. 속담에 활을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하기 때문에 이름을 주몽이라 하였다. 금와에게 아들 일곱이 있었다. 항시 주몽과 같이 노는데, 그 재주가 주몽을 따르지
못하였다. 맏아들 대소가 왕께 아뢰었다. "주몽은 사람의 소생이 아닙니다. 만약 일찍이 조처하지 않으면 후환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왕은 이
발을 듣지 아니하고, 주몽으로 하여금 말을 기르도록 하였다. 주몽은 준마를 알아보고, 이는 조금씩 먹여 여위게 하고, 노마는 잘 먹여 살찌게
하였다. 왕은 살진 말을 자기가 타고, 여윈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 주몽의 어머니가 왕의 다른 아들들이 여러 신하와 함께 주몽을 헤치려 함을
알고, "이 나라 사람들이 너를 해하려 하니, 너의 재략으로 어디를 간들 사지 못하겠느냐? 속히 대책을 세우도록 하여라."고 하였다. 주몽은
오이 등 세 벗과 도망하여 엄수에 이르러, 물을 향해 이르기를, "나는 천제의 아들이요, 하백의 손자다. 지금 도망하는데 길에 뒤쫓는 자가 있어
따라오니 어찌하면 좋겠느냐?" 하니, 물고기와 자라들이 다리를 놓아 건너게 하고 사라졌다. 쫓아오던 기병들은 건너지 못하였다 주몽은 졸본주에
이르러 도읍을 정했다. 미처 궁실을 짓지 못하여 비류수 위에 초막을 짓고 살며, 국호를 고구려라 하고 고씨로 성을 삼았다. 그때 주몽의 나이 열
두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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