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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구토지 설화

by 바닷가소나무 2006. 8. 27.
 

     구 토 지 설 (龜兎之說)      -  <삼국사기>권41. 김유신 열전  -

 

 [ 내 용 ]
   옛날에 동해 용왕의 딸이 병들어 앓고 있었다. 의원이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구하여 약을 지어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 가운데에 토끼가 없으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 때 한 거북이 용왕에게 아뢰었다.

" 제가 토끼의 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거북은 마침내 육지로 올라가서 토끼를 만나 말하기를,

" 바다 가운데에 한 섬이 있는데, 샘물이 맑아 돌도 깨끗하고, 숲이 무성하여 좋은 과실도 많다. 또, 그 곳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매나 독수리 같은 것들이 침범할 수도 없다. 네가 만약 그 곳에 갈 수만 있다면, 편안하게 살 수 있어 아무런 근심도 없을 것이다. "

하고 토끼를 등에 업고 한 2, 3리쯤 헤엄쳐 가다가, 거북이 토끼를 돌아보고 말하였다.  

" 지금 용왕의 따님이 병환이 나서 앓고 있는데, 꼭 토끼의 간만이 약이 된다고 하므로 내가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가는 것이다. "  

토끼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 아아, 그런가? 나는 신명(神明)의 후예로 오장(五臟)을 꺼내어 깨끗이 씻은 다음 이를 다시 집어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마음이 좀 답답해서 간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서 잠시 동안 바위 밑에 놓아두고 있었는데, 네 말만 듣고 그대로 왔다. 내 간은 아직 그 곳에 있는데, 다시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어찌 네가 구하려는 바를 얻을 수 있겠는가? 나는 비록 간이 없어도 살 수가 있으니, 어찌 둘이 다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

거북은 토끼의 이 말을 그대로 믿고 토끼를 도로 업고 돌아서서 육지로 올라갔다. 토끼는 풀숲으로 뛰어들어가면서 거북에게 말하기를,

 " 어리석구나, 너 거북아.  어찌 간이 없이 사는 놈이 있겠느냐? "

하였다.  거북은 가련하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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