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할배는
야윈 팔 내 밀어 구겨진 폐지 한 장을 거둔다.
풀 섶의 사마귀처럼
눈 비오나 쉬는 날이 없는 굽은 할배
슈퍼골목에서 시장 통으로
흐릿한 왕방울 눈 껌뻑이며
동네 골목길 성큼성큼 헤매고 다닌다.
지금은, 길섶에 쭈그리고 앉아
빛바랜 신문지 한 뭉치
구겨진 박스 몇 장
차곡차곡 접고 있는 중이다.
맨홀 옆 질경이하나
납작 엎드려
할 배 옆에서 파랗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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