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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그제, 그리고 내일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2.

특별시 사당동 남성시장

시장입구 양쪽에 약국이 서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줄줄이

옷가게, 잡곡가게, 화장품집, 비뇨기과, 미장원, 신발가게, 모자점,

한의원, 건어물집, 모두가 골목처럼 어깨동무를 하고 서있습니다

 

그제는 파도횟집이 신장개업을 했고

어제부터는 청정야채가게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직업소개소 간판을 다느라 골목길이 어수선하구요

 

골목시장을 끌고 가는

각설이 아저씨의 쨍하면 볕들 날이,

고래아저씨의 저 높은 곳을 향해서가

국수집, 나물집, 두부집, 곱창집, 짜장집

영양탕집, 통닭집, 피자집, 순대국집, 찐빵집

떡집, 집 집 집들에 시리고 아프게 스며듭니다.

 

특별시 사당동 남성시장 하늘에는

낮달이 전깃줄에 걸려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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