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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질경이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2.

골목길 할배는

야윈 팔 내 밀어 구겨진 폐지 한 장을 거둔다.

풀 섶의 사마귀처럼

 

눈 비오나 쉬는 날이 없는 굽은 할배

슈퍼골목에서 시장 통으로

흐릿한 왕방울 눈 껌뻑이며

동네 골목길 성큼성큼 헤매고 다닌다.

 

지금은, 길섶에 쭈그리고 앉아

빛바랜 신문지 한 뭉치

구겨진 박스 몇 장

차곡차곡 접고 있는 중이다.

 

맨홀 옆 질경이하나

납작 엎드려

할 배 옆에서 파랗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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