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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

비개인 백봉산에서

by 바닷가소나무 2020. 9. 11.

  자드락길옆 골짜기에서는 쉬지 않고 농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꽹과리 소린가 싶으면 장고소리 같기도 하고 장고소린가하면 북소리 같기도 하고, 젊은이들이 농악놀이를 하며 내지르는 함성인 듯도 싶고 두런두런 두런대는 중년들의 중얼거리는 기도소리 갖기도 하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소리는 동지섣달 쿨럭이는 노인의 마른기침숨소리 같기도 하고, 안개 낀 아침 햇살을 물고 왔다고 지지대는 새소리 같기도 하다. 귓속을 파고드는 소리소리 힘찬 저 소리에 지칠 줄 모르고 내리 달리는 그들을 생각해본다, 약한 힘들이 모이고 또 모여 저렇게 푸른 걸음으로 달려가는 힘찬 발걸음들, 부딪치고 흩어져도 아프다 고통스럽다 하소연하지 않는, 위골에서 아래 골로 어깨에 어깨를 맞대고 지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달려가며 지르는 저 힘찬 소리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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