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이 꼭 솜사탕 같아요. 달콤한 솜사탕을 오빠와 재미있게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지금 오빠와 백운호수에 발 담그고 있거든요, 저는 가오리연을 하늘에 날리고 있고요 오빠는 낚싯대를 호수에 드리고 있어요, 벌써 코스모스 꽃들이 얼굴 붉어 졌어요, 해바라기 아저씨도 고개를 살짝 돌려주네요, 참, 가오리연이 꼬리를 흔들며 구름 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이때가 절묘한 찬스랍니다. 사실 낚싯줄과 바늘, 연줄과 가오리연보다는, 팀워크가 우선이에요, 참! 이슬 같은 처녀총각만 가능하답니다. 이건 우리들의 특권이에요.
연 날리던 기억나시죠. 고추잠자리 날아다니듯 연 줄을 상하좌우로 부드럽게 흔들어 캥거루모양의 구름을 먼저 잘라냈어요, 오빠는 제가 움직이는 느낌만으로도 잽싸게 낚싯줄을 잡아당긴답니다, 오빠가 캥거루 꼬리부터 입에 넣으려 해서 제가 캥거루처럼 뛰며 재미있어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연줄을 놓아버리면 끝장에요, 제가 좋아하는 복숭아는 두 번째로 자를 겁니다. 그렇지만 오빠도 분홍솜사탕처럼 부풀어 낚싯대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제 가슴속은 이미 쿵쿵 붉어지고 있답니다. 어쩜, 엄마가 오빠에게 요리해 준다던 암탉을 오빠가 벌써 잡아내며 씩 웃고 있어요, 뭐라고요? 당신은 살모사라도 아작 내고 싶다고요, 그럼 망설이지 말고 빨리 오세요, 구름을 낚시로 건져 올려 솜사탕처럼 먹으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혼자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 ‘꼭’ 잊지 마세요.
'장다리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을 가슴에 품는다 (0) | 2020.09.11 |
---|---|
늪 (0) | 2020.09.11 |
어떤 어부 (0) | 2020.09.11 |
비개인 백봉산에서 (0) | 2020.09.11 |
별 볼 일없는 생각 (0) | 2020.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