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자의식의 가장 높은 정점에 있어서는 인간은 고독한 것이다. 이 고독 간에는 고뇌가 따른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고독감의 고뇌에서 황급히 벋어나려고 하여, 높은 정점에서 곧 낮은 곳으로 내려오고 만다. 성자는 기도함으로써, 이 정점에 멈추고 있는 것이다.
1
구원을 받을 수 없는 함정에 빠지고, 얼음 위에서 떨고, 해상에서 아사하고, 혹은 고독 속에 유폐되어, 빈사상태에 빠질지도 모르는 인간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또는 단순히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인간, 귀머거리가 되고 장님이 되지도 모르는 인간이라 생각될 때가 있다.
ㅡ자기들이 이와 같은 인간이라 생각될 때, 기도함이 없이 어떻게 우리는 살아 갈 수 있을까?
2
현세의 생활 속에 행복을 찾아 일생을 헛되이 보내고, 지쳐 넘어진 인간이 그 늙은 손을 신에게 내밀 때, 그는 얼마마한 기쁨을 맛볼 것인가? <파스칼>
3
구체는 제한이다. 그러므로 비록 어떠한 해석을 내릴지라도 신은 구체일 수가 없다. 기도는 신을 부르는 것이다.
어떻게 구체 아닌 것에 말해 볼 수가 있는 것인가?
천문학자는 그 관측의 시야 속에 천체의 별이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움직이고 있는 것은 그 위에 그들이 그 천문대와 함께 돌고 있는 지구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구의 운동이 아니라, 별의 운동을 조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밖에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도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가 잇다. 신은 구체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구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신이 구체가 아닌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구체로서 신에 대하여서가 아니면 자신의 관계를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는 것이다.
*
기도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것은 다음 두 가지 경우에만 한정된다. 즉 정욕이 그 사람 전체를 점령하고 있을 때, 또는 그 사람의 생활 전체가 신에게 봉사하는데 바쳐져 있을 때가 그것이다.
그러나 정욕과 싸우며, 더구나 자기의 의무를 아직 완수하지 못하고 있는 인간에게는 기도는 생활을 위해서 피치 못할 조건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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