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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고시원의 낮달

by 바닷가소나무 2015. 8. 29.

 

고시원의 낮달 /  박흥순

 

 

나도

 

과장님

  사장님

     회장님 다 할 수 있어

 

지금은 해떨어져

순댓국집으로 왔지만

 

찌그러진 한 그릇에

 

나는 또 다른 세상의 견습공이 되어봐

 

한 잔술

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

 

내 아이가 웃고 있어

 

아침은 햇살을 마시고

점심은 그리움을 떠먹고

저녁은 기름기 넘치는 순댓국

 

그래야만 

  내 야윈 창자속

기름기가 마르지 않아

 

그래야만

내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어

 

 

 

 

 

2015, 9월호 월간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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