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의 낮달 / 박흥순
나도
과장님
사장님
회장님 다 할 수 있어
지금은 해떨어져
순댓국집으로 왔지만
찌그러진 한 그릇에
나는 또 다른 세상의 견습공이 되어봐
한 잔술
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
내 아이가 웃고 있어
아침은 햇살을 마시고
점심은 그리움을 떠먹고
저녁은 기름기 넘치는 순댓국
그래야만
내 야윈 창자속
기름기가 마르지 않아
그래야만
내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어
2015, 9월호 월간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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