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높이뛰기
스타트라인 없는 출발점
총성 없고 환호성도 없는
번뜩이는 눈빛만 가득한 벌판
호흡을 가다듬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니, 굳게 잡은 장대 끝을 노려본다.
떨린다.
장대를 붙잡은 두 손에 힘을 주고
비상을 위한 심호흡,
흔들리는 장대 끝 높이 쳐들고
바람 가르며
용수철처럼 튀어 나간다.
높은 허들을 향해!
창공을 향해!
사선으로 달려간 장대 끝
땅바닥에 내리 꼽고
활처럼 휘어진 장대 따라
긴장된 포물선 그리며
움츠러든 육신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더 높은 곳을 향한 투혼의 날개 짓
한 마리 새가되어 허공에서 퍼덕인다.
시와산문 / 201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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