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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

외나무다리를 혼자 건널 때 / 박흥순

by 바닷가소나무 2017. 12. 31.

 

외나무다리를 혼자 건널 때

 

깊은 들숨이 필요하지

 

왼발로 외나무다리를 밟으며

눈길은 건너편 하늘의 토끼모양 구름을 쫒아가

거기, 말괄량이 삐삐가 앉아 손짓하고 있다고 생각해봐

발 거름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겠어

 

삐삐 얼굴에 박힌 점들은

밤하늘의 별들이라고 생각을 해봐

어때, 옛날 별들을 바라보며 함께 손가락 걸었던

그 아이 생각이 나지 않아

 

오른발을 잠시 멈추고

그 아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한번 생각해봐

지금도 당신의 동그란 웃음을 그리워 할께야

 

외나무다리가 흔들거린다고

그 아이가 다리 저편에 기다리고 있다 생각해봐

..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고

 

2017년 문학과창작 겨울호


외나무다리를_혼자_건널_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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