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첫닭 울기 전
짙은 어둠속 허공을 휘둘러
한줌 꽉 잡아 뒤 틀은
허무를, 텅 빈 가슴속으로
쑤셔 넣어본다
팅팅한 허무가 팽팽하게 부풀린다.
땀 냄새 그득그득
빈주머니 채워갈 때
여명의 길목에서서 한주먹 두 주먹
솟아오른 붉은 해, 덥석덥석 따 담았었지
나귀처럼 걷던 길 위에
피어오른 붉은 꽃
차곡차곡 따 담아 뜨겁게 가슴 적시며
바람 속에 묻고 달려온 산허리
어두움내린 밤은 깊어만 가고
아직, 첫닭 울음소리 아득하기만 한데
동녘 밤하늘에
별빛실고 가는 구름 한 점
샛별을 감춘 채 흐르고 있구나!
2017ㅡ 동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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