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뒷산에 올랐더니
풀 섶에 강아지풀들이 보송보송 하얀 솜털이 간지럽게 보인다.
한 놈 꺾어 손바닥에 올렸더니
성문, 재석, 종복, 성두, 까르르 웃어대는 까까머리들이 구르고
치렁치렁 긴 머리의 화련이도 구른다
저,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어린날의 풀벌레소리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뻐꾹뻐꾹 뻐꾸기까지 노래를 불러준다
그, 아이들
그 파랗게 웃어대든 솜털의 아이들
어디에서, 지금도 파란웃음을 웃고 있을까
파도가 밀려오던 그 바닷가에서
물총새 달리는 흉내 내며 깔깔대던
그런 웃음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그런 웃음 쏟아내고 있을까
나는 지금 너무 멀리 와버린 산속에 혼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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