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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시

팽이 /박흥순

by 바닷가소나무 2024. 5. 30.

 

 

딱! 딱! 딱!

닥나무껍질 팽이채에 맞으며

힘차게 돌아가는 팽이

 

눈발 속에서, 빙판 위에서, 칼바람 속에서

내리치는 채찍에 맞으면 맞을수록

태극무늬 선명하게 그리며

힘차게 돌아가는 팽이

 

팽이채 끝자락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 나가

땅바닥에 나뒹굴어도

팽이는, 윙, 윙, 잘도 돌아간다.

 

홀로,

빙판의 언덕길 걸어오며

아픔까지도 환하게 삼키고

삼 남매 키워내신 '꼭' 우리 어무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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