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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시

3월의 강변 / 박흥순

by 바닷가소나무 2024. 5. 30.

 

 

강변에서

웃음을 터트리려는 버드나무 눈망울들을 보았다.

 

얼어붙은 강물의 긴 신음소리 들으며

온몸을 후려갈기던 칼바람 맞으며

눈보라에 눈을 들지 못하며

 

그, 긴 긴 겨울을 보내고

 

부챗살처럼 펼쳐진 햇살을 받으며

기쁨의 울음을 터트리려는

연두 빛 눈망울

눈망울들

 

저, 터지려는 눈망울들 바라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긴 겨울을 생각해보며

버드나무 우듬지를 향해 눈길을 돌린다.

 

거기, 휘청 이는 버드나무가지에 앉아

봄 햇살을 쪼아보던 한 마리 새가

푸른 하늘 저편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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