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 날 관악산을 다녀왔다.
명절이지만 마음은 허허롭기만 한 그런 날이었다.
어머니는 요양원에 누워계시는데 면회는 금지되어 추석을 함께할 수도 없는 안타까운 마음의 시간인 것이다.
이럴 때는 몸을 괴롭히는 것이 잡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관악산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부터 걸어서 관악산 연주대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산행 중간중간에서 내려다 보는 산아래 풍경은 조용하기만 했다.
세상사 별거 아니라는 듯 말이다.
연주대 정상에서 식사용으로 시장에서 사 가지고 간 떡과 곡주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하산을 하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데, 등짐을 지고 땀을 흘리며 걸어오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메어왔다. 그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와중에 폰으로 시진을 찍었다. 초상권 침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두 분께는 죄송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올라 온 저분이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