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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있는 시

이름 바꾸기 / 나카노르 파라

by 바닷가소나무 2018. 9. 28.

이름 바꾸기


                   - 나카노르 파라 -


문학 애호가들에게

내 소원을 말하고 싶다.

나는 이름을 다르게 부르고 싶다.

시인은 사물의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채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태양은

줄곧 태양이어야 할까?

천릿길을 가는 장화는

천리화라 부르자.


내 구두는 관을 닮았다.

오늘부터 내 구두를 관이라 부를 것이다.

내 구두의 이름이 바뀌었다고

모두에게 알려라.

내 구두는 지금부터 관이다.


스스로를 잘났다고 믿는 모든 시인은

자신만의 사전을 지녀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꾸어 부를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