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기
- 나카노르 파라 -
문학 애호가들에게
내 소원을 말하고 싶다.
나는 이름을 다르게 부르고 싶다.
시인은 사물의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채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태양은
줄곧 태양이어야 할까?
천릿길을 가는 장화는
천리화라 부르자.
내 구두는 관을 닮았다.
오늘부터 내 구두를 관이라 부를 것이다.
내 구두의 이름이 바뀌었다고
모두에게 알려라.
내 구두는 지금부터 관이다.
스스로를 잘났다고 믿는 모든 시인은
자신만의 사전을 지녀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꾸어 부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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