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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에세이

태안기행

by 바닷가소나무 2016. 5. 31.

태안기행

 

후덥지근한 학암포 바다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밀려오는 파도소리는 여기가 해변임을 알려주려는 듯 하얀 이를 드러내 웃고 있다.

소리 내며 부서지며 말이다.

금년 여름은 무척이나 무덥고 긴 여름이 되고 있다.

특이 나에게는 너무도 길고 아까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방학이라고 기뻐하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나는 조금의 여유도 없이

헤매며 달려가고 있다.

불안한 내일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어려움의 시간들을 헤쳐 가기위해서 고심 중 인 것이다

매일 물건을 찾아 자동차로 3백 킬로 이상을 달리며 생각하는 문제들은 갈등이요, 문제의 시작인 것이다.

오늘은 큰 마음먹고 어머님을 모시고 가족끼리, 서해안 태안 학암포 바닷가에 왔다.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들이 인 것이다.

십 수 년 동안 울고 웃으며 가족이 살아왔던 집에서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것이며, 며칠 후면 작은놈이 군대를 간다.

그런다면 이제 그 아들도 할머니와 살아왔던 그 집에서 마지막 여름이 되는 것이다.

큰놈이 있었다면 좋겠지만

그놈은 국제봉사단 일원으로 지금 우즈베키스탄에 가 있기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내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좀 더 잘 하였더라면 이렇게 쓰라리고 아픈 현실은 만들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와, 과연 앞으로는 잘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이 나를 더욱더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경매로 근린시설을 조사 하였으나 땅 쪽으로 방향을 고쳐 잡았다.

결코 투기꾼이 아닌 개발을 염두에 두고 땅을 보는 것이다.

자본이 없으니 적은 돈으로 매입 할 수 있는 땅을 보는 것이다.

그것도 부동산중개인을 통해서 살수 있다면 이렇게 고생스럽지는 않겠으나, 싼 가격에 매입하고자 물건을 찾고자 현지를 찾아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물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적은 돈으로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는다. 그게 어디 생각처럼 되겠는가?

그래서 매입이 된다면 전원주택으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을 보기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하지 못한다면 끝장이 난다.

때문에 잠이 오지가 않는다.

가족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버릴 지경인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 태안에 임야 3000여 평을 낙찰 받았으며.

그곳이, 오늘 오게 된 학암포 해수욕장 가까운 곳이기에 이곳으로 가족과 함께 온 것이다.

돈벌이를 위하여 밤잠을 못자고 들과 산을 헤매는 것은 그래도 희망을 않고 있지만, 더 힘든 문제는 방학이 끝난 후 진로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과연 학업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인지, 이러한 상황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과연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고 싶다 공부를 말이다.

아니 문학을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다.

펑펑 울면서 눈물방울에 자판이 망가지도록 써내러 가고 싶다.

그래서 가슴속에 쌓인 한의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나를 흔들리게 하고 있으며 지쳐가게 하고 있다

나는 누구이던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살아 왔던가?

그리고 어떻게 살고자 노력하여 왔던가?

 

밀물의 파도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밀려오는 저 소리가, 부서지는 저 소리가

힘차게 웃어대는 하얀 모습이,

언제나 저러지 않는 것이 세상에 이치인 것을

조금 전에 밀물의 이름은 썰물 이었던 것을

그는 잊어버렸지

그렇게 영원을 뒤 바뀜하며

지금은 밀물이 되어

썰물에 젖어 흔들리는 나의 잠을 깨워준다면

나는 하얗게 춤을 추는  너에 가슴에 안기고 싶다.

 

갈매기의 비행은 고독한 삶에 비행이던가.

바다가 좋아서 만이 아니요

바다가 싫어서 만이 또한 아니다

바닷가에 있기에 바닷가에 나는 것임을

잔잔한 파도가 있어 파도는 아름다운 것이며

갈매기 날수 있고

태풍의 파도위에 갈매기는 날지 못할 것이며

어디에선가 조용한 바다를 기다릴 것이다

 

밀물에 파도소리 가까이오더니

시원한 바람 한바작 두바작 세바작…….

 

썰물은 영원 할 수 없음이요

밀물 또한 영원하지 못함이며

인간사 영원함은 없음이리라

우주와 자연 또한 영원할 수 없으며

인간 세상에 영원함은

영원함의 동산 안에도 없느니라.

 

밀물에 실려 온 바람이

겨드랑이 사이로 스치고 지나간다.

더위를 달래며 내 볼에 살짝 입맞춤하며

 

 

 

20058  학암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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