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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 인생독본

7월4일

by 바닷가소나무 2016. 2. 19.

74

 

사람을 처벌 한다는 것이 틀림없는 심판에 의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정의감에 의하는 것도 아니고, 그대나 다른 사람에게 악으로 앙갚음을 하려고 좋지 못한 감정에 의하는 일이 많다.

 

1

그리스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런 비유를 가르쳤다.

천국은 자기 말에 좋은 씨를 뿌린 자와도 같다. 사람들이 깊이 잠들었을 때, 그 사람의 원수는 몰래 숨어 들어와서 봄보리 속에 가을보리 씨를 뿌리고 도망쳐 버렸다.

이윽고 싹이 나오고 보리가 익었을 때, 열매를 맺을 줄 모르는 가을보리도 있었다. 이것을 본 노예들은 주인 앞에 가서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가을 종자도 밭에 뿌렸습니까? 어이해서 가을보리가 낳을까요?

주인은 대답했다.

원수가 이런 짓을 한 것이다.

노예들은 말했다.

지금 까서 뽑아버리는 것이 어떤가요?

그러자 주인은 말했다.

아니다. 가을보리를 뽑으려다가 봄보리마저 뽑으면 못쓴다.<성서>

 

2

어떤 인간이 죄악을 범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그 죄악의 대책으로 그들이 벌이라고 일컫고 있는바 다른 죄악을 그에게 주는 것밖에는 다른 더 좋은 방법을 모르고 있다.

 

3

교육을 위하여, 사회의 질서를 위하여, 혹은 종교상의 이해를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형벌은, 일찍이 자녀나 사회나 신앙 있는 사람들을 착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 일은 없다.

그것은, 자녀에게는 냉혹을 가르치고, 사회 사람들을 타락시키고, 지옥이란 거짓된 약속으로써 사람들의 덕성을 빼앗고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불행을 자아내었다. 아니 지금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4

벌을 과한다는 것은 불을 뜨겁게 하는 것과도 같다. 모든 죄악은 인간이 과할 수 있는 어떠한 벌보다도, 훨씬 가혹하고 현명하고 정단한 벌을 그 자신이 갖고 있는 법이다.

 

5

벌은 이해가 아니면 안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인류는 자라나지 않으면 안된다.

 

*

사람에게 벌을 주겠다는 욕구는 가장 저열한 동물적인 감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잘 기억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 감정의 욕구에 따름은 지혜 있는 행동은 못된다. 자기 자신의 질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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