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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있는 시

새벽 달 / 이관묵

by 바닷가소나무 2015. 6. 7.

새벽

       달

                                          이관묵

 

*

새벽에 꽁꽁 언 몸 끌고

시 찾아온 달

 

 

 

불면 한 칸 내준다

구들장 뜨끈하게 덥혀 놨으니 녹이다 가라고

 

시가 쓰던 독방 내 준다

 

*

나는 내 시를 밤 잡지에 발포했다

원고료는 불면

 

밤은 무독지

아무도 읽는 사람이 없는 잡지

 

새벽 두 시

 

언 달 혼자 내 시 읽는다

 

언 달은

내 시의 일인 독자

 

*

언 달 곁에서 함께

언 시

 

두메산골 오두막집 같은

 

말없는 말

시 자꾸 들이받자

시가 '' 하고 문 닫는 소리 낸다

 

달도 시를 더는 어쩌지 못하고 그냥 곁에 있어준다

내버려두고 가기가 뭣해서

시묘살이 하듯 있어준다

 

시를

크게 헝클고 싶었으나

세계 후려갈겨 주고 싶었으나

 

조용히 사립문 닫아주고 난다

 

 

 

 

유심 20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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