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 정의홍
까만 아이들이
병아리처럼
강아지처럼
고양이새끼들처럼
아무렇게 뛰어 논다
30원짜리 과자 한 봉지에
황금빛 깃털보다 더 빛나는
세상 행복을 모두 가진 듯
햇살처럼 밝은 아이들은 아직
궁핍과 빈곤이라는 단어를
만나 본 적이 없다
저 작은 아이들의
마른 어깨 위에 얹힌
이 땅의 무게보다 무거운
살아갈 먼 앞날의 곤궁함은
오직 내 눈에만 보이는 것인가
이곳에선 가난조차 그냥
행복한 일상일 뿐
천 년 전의 앙코르와트
광명 위로 떠올랐던 태양이
오늘도 어김없이
이 가난한 마을에 떠 오른다
유심 2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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