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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있는 시

꽃샘 / 박찬세

by 바닷가소나무 2015. 5. 8.

꽃샘 / 박찬세

 

 

잠자다 눈 뜬 겨울에게만 보이는 꽃이 있나

자리를 털고 돌아서는 눈짓에게만 들키는 색이 있나

봄보다 서둘러 피려는 마음이라도 있나

 

어질어질 꽃의 발걸음을 좇아 겨울이 숨바꼭질을 한다

꽃을 투기하는 걸음걸이

마디마다 봄의 혈을 앓는 밤

 

흐르는 마음이라도 있어야 되나

마른침 삼킬 때마다

가시로 박히는 이름이라도 있어야 되나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에 고양이라도 울어야 되나

부슬부슬 비라도 내려야 되나

 

겨울과 봄이 깍지를 끼면

겨울의 손 몇 개는 짝을 잃고 내 몸을 더듬거렸다

 

 

 

200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유심 / 2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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