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이 있는 시

보림사, 얼굴없는 부처 / 이대흠

by 바닷가소나무 2015. 5. 5.

 

보림사, 얼굴없는 부처 / 이대흠

 

 

보림사에 가면 목이 뚝 잘린

부처가 있다니까

얼굴이 없으니 부처상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람 몸 같은 돌덩이 하나 있다니까

 

안타깝게도 두상이 사라져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장모창학예사가 말을 하지만

사실은,

 

돌부처가 제 얼굴을 버린 거야

 

천 년을 묵언수행 했지만

도무지 제 눈도 밝힐 수 없어

자기 목을 그만 댕강 잘라낸 거지

 

얼굴이었던 돌멩이는

어느 집 죽담에 굄돌로 주고

기다렸던 거야

 

어디 살아 있는 부처가 없나 하고

 

 

'느낌이 있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엽총 / 이계설  (0) 2015.05.25
꽃샘 / 박찬세  (0) 2015.05.08
목 련 / 정한모  (0) 2015.05.05
봄날 / 오탁번  (0) 2015.05.04
풀에게 / 문효치  (0) 201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