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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포클레인

by 바닷가소나무 2013. 1. 29.

 

포클레인 

 

 

부르릉 부르릉!

육중한 몸, 거친 숨 토해내며 긴 팔 휘저을 때마다

우지끈 석가래 내려앉는 소리가 온 동네를 흔들어대고

비둘기들마저 놀라 저편으로 날아간다.

 

우르릉 쾅!

이번에는 석가래 가 아니라 대들보를 부러뜨렸나 보다

조금 전까지 허름하게 서있던 그 집,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폭삭 주저앉혀버렸다

모서리마다, 가쁜 숨 몰아쉬던 얼룩자국들

흙 보라 속 아침 햇살 속에서 안개로 피어오르고 있다.

 

그가 자랑할 것은 힘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휘젓는 팔 아래서는 도랑이 개울 되고

개울은 강이 되었다고 으르렁거린다.

 

지금은, 집 부수며

방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버둥대는

콘크리트 덩어리까지 박살내려고

거친 손으로 꽉 움켜진 채

허공에서 맴 돌리며 고함고함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우지끈!

이번에는 늙은 감나무 비명이 동네를 흔들며 흙먼지 속에서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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