遺書
열네 살
3월 이었습니다
철가방을 들고
용두동, 연탄공장으로 배달을 가는데
학교교문에서 터져 나오는
세라복의 웃음꽃들을 보았습니다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 꽃들의 웃음소리와
두둑한 책가방을
내 가슴속으로 끌고 와 꼬옥 안아보았습니다
겨우내
기다리던 나의 봄은
동상이 걸려 진물이 나고
철가방은 녹슬지 않으리라는 것을
순간,
저 나락으로
별빛이 뛰어 내렸습니다.
遺書
열네 살
3월 이었습니다
철가방을 들고
용두동, 연탄공장으로 배달을 가는데
학교교문에서 터져 나오는
세라복의 웃음꽃들을 보았습니다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 꽃들의 웃음소리와
두둑한 책가방을
내 가슴속으로 끌고 와 꼬옥 안아보았습니다
겨우내
기다리던 나의 봄은
동상이 걸려 진물이 나고
철가방은 녹슬지 않으리라는 것을
순간,
저 나락으로
별빛이 뛰어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