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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거울

by 바닷가소나무 2013. 1. 29.

 

거울

  

 

어둠속 비틀거리던 두 눈이

직선으로 거울에 꽂혔다.

충혈 된 분노가 벌겋게 못을 처박고

성난 두 눈으로 비를 철철 맞고 있는 중이다. 

 

거울이 출렁이고 

빛 속의 검은 강이 헐떡인다.

아니, 흙빛 바닷물이 넘실되고 있는 것이다.

깡마른 승냥이 한 마리

가파른 비탈을 힘겹게 헐떡이며간다

많이도 굶주렸나보다

젖어있는 눈에는 어두움이 넘치고 있다.

 

산등성이에 걸려있는 달빛을 바라보며

거울 속 얼굴이 히죽히죽 웃기 시작한다.

천둥소리가 번갯불이 쨍그랑

거울을 깨뜨린다.

 

조각난 칼날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번뜩이는 빛 속에서 신음소리가 굴러 나오고

깨진 칼날들이 납작 엎드린다.

검은 강도 승냥이도 히죽히죽 웃는 얼굴도 칼날까지

두 눈이 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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