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
청계천 평화시장
비둘기 같은 눈망울들
꽃잎 같은 손에 가위를 들고
가슴속 멍울 싹뚝 싹뚝 잘라내며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에 꿈을 박아 갔다
창문 넘어 먼발치
흘깃 흘깃 훔쳐보는
이국 같은 세상
담장 넘어 그들은
바이올린에 피아노를 치는데
시다. 미싱사. 재단보조, 재단사
식은 밥 꾸역꾸역 목구멍 넘길 때
하 악교는 먼 나라 이야기
서울, 평화시장, 다락공장, 미싱, 먼지, 엄 마아!
그때 평화 없는 평화시장에는
시끄러운 미싱소리에 비둘기들이 먼지를 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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