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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되돌아갈 수 없는 마을

by 바닷가소나무 2013. 1. 29.

 

되돌아갈 수 없는 마을

 

 

말 탄 그가

안개 속을 걸어가고 있다

길섶에 꽃피어 있는 자갈밭이다

무슨 꽃일까

한 움큼 휘어잡은 억센 그의 손에서

꽃들의 흐느낌이 말 잔등에 실려 간다

말발굽 소리에 묻힌 꽃들의 울음은

바람 속으로, 말발굽 속으로 사라지는 비명이 되었다.

그 비명, 호탕한 웃음으로 재우고

달리려온 봄, 여름, 갈

그가

일그러진 하늘을 보며

휘휘한 눈으로

서리도 내리기전, 벌써

진눈깨비 내리는 산길을 본다.

낙엽은 검은 옷을 입고 산새도 울지 않는 산길이다

너무 빨리 와버린 겨울의 初入

되돌아 갈 수 없는 마을에 들어선 것이다.

그가

비틀 거린다

말도, 그도 쓰러졌다

보는 이 없는 산길에서

홀로,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한다.

마른꽃잎 하나

말 잔등에 붙어 껌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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