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갈 수 없는 마을
말 탄 그가
안개 속을 걸어가고 있다
길섶에 꽃피어 있는 자갈밭이다
무슨 꽃일까
한 움큼 휘어잡은 억센 그의 손에서
꽃들의 흐느낌이 말 잔등에 실려 간다
말발굽 소리에 묻힌 꽃들의 울음은
바람 속으로, 말발굽 속으로 사라지는 비명이 되었다.
그 비명, 호탕한 웃음으로 재우고
달리려온 봄, 여름, 갈
그가
일그러진 하늘을 보며
휘휘한 눈으로
서리도 내리기전, 벌써
진눈깨비 내리는 산길을 본다.
낙엽은 검은 옷을 입고 산새도 울지 않는 산길이다
너무 빨리 와버린 겨울의 初入
되돌아 갈 수 없는 마을에 들어선 것이다.
그가
비틀 거린다
말도, 그도 쓰러졌다
보는 이 없는 산길에서
홀로,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한다.
마른꽃잎 하나
말 잔등에 붙어 껌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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