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책가방 움켜쥐고 응암동고갯길 걸을 때
가로수 하늘높이 푸르렀지만
버짐나무 터진 살결들은
휴지가 된 어음 쪼가리 같았다
다보탑이 무너진다면
내가 미쳐버린다면
마음속은
흙먼지 속 돌계단뿐이었다
그때마다
고향갯벌 걸어오던 흙탕물파도를 생각 하고
바슐라르 촛불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잡을 수 없는 썰물의 힘
부드럽지만 막을 수없는 밀물의 힘
흔들리지만 결코 넘어지지 않는 촛불의 힘
시침은 몇 번의 계절을 끌고 돌아
캠퍼스 노란은행잎 망연히 바라보고 있는데
폐지수례 끌고 가는 할배를 보고
무섭다는 생각이 덜컹 들어
길가에 찌그러진 깡통을 냅다 걷어찼다
'내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되돌아갈 수 없는 마을 (0) | 2013.01.29 |
---|---|
뭉게구름을 부르겠어 (0) | 2013.01.29 |
낡은 집 리모델링 제안서 (0) | 2013.01.29 |
흑산도 일출 (0) | 2013.01.29 |
비정규직근로자 (0) | 2013.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