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표 시

고천암호에서 흔드는 깃발

by 바닷가소나무 2012. 3. 8.

 

고천암호 깃발.hwp

 

 

고천암호에서 흔드는 깃발

 

노을내리는 고천암호 오리들

물을 박차고 솟구쳐 오르기 시작한다.

깃발을 만들지 않았는데도

하늘 한쪽이 검은 깃발로 펄럭이기 시작 한다

 

작은 날갯짓으로

스크럼 짜고 가며

목청 돋우며

큰 깃발을 만들어 흔들고 있는 것이다

 

고천암호에 와서 알았다

혼자의 작은 생각들이 모이고 또 모이면

하늘도 뒤덮는 큰 깃발이 될 수 있다는 것

작고 약할수록 함께 가야 한다는 것

깃발은 투우사처럼 흔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고천암호 가창오리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오르며

검은 깃발이 되어 노을 속에서 펄럭이고 있다.

고천암호 깃발.hwp
0.01MB

'발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카리나 부는 그 사람  (0) 2012.04.02
1971년 봄  (0) 2012.04.01
상처 난 피라미들  (0) 2012.03.05
갓섬* 풍경  (0) 2012.02.07
내가 부르는 노래 / 박흥순  (0) 201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