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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의 아이 요양원의 아이 / 박흥순 아름다운병원 민들레병동404호실에 치매에 걸린 그녀가 있다 침대위에 환자복을 입고앉아 민들레꽃처럼 웃는다 내가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아보자 그녀의 손은 내 손보다 더 따뜻하다 “내가 누군 줄 알아?, 누구시요?” “오늘은 친구들이 많이 놀러 와서 기분이 참 좋다” 주름진 그녀 얼굴에 노란웃음꽃이 피어난다. 그녀는 서랍에서 홍시하나를 꺼내 내게 내민다. “맛있어, 먹어봐” 나는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를 떠 올려본다 반지하방에는 화장지가 가득 했었다 약장수들을 찾아다니며 모아놓은 그녀의 제산이었다. “내가 무서운 꼴을 너무 많이 보아서,” 그녀가 갑자기 온몸을 진저리 친다. “무서워, 무서워” 웃음꽃 피던 표정은 어디로 가고 온몸을 움츠리며 떨고 있다. 영화배우보다 잘생겼다고 동.. 2022. 2. 2.
소요산 진달래꽃피어 소요산 진달래꽃피어 / 박흥순 그때, 등산객으로 꽃핀 소요산 정상 너는 날보고 진달래꽃 아래 돌덩이를 들춰 보라고 하였지 난, 산 아래로 날아가는 장끼 한 마리를 바라보면서 진달래꽃 아래 돌덩이를 들추어본 것뿐인데 산 정상이 웅성거렸어 돌덩이아래 분홍 학 한 마리가 날 기다리고 있었지 내손바닥에서 학이 날개를 퍼덕이는 순간 산 정상이 다시 한 번 웅성웅성 거렸어 학이 내 손에서 날개를 펴는데 내 얼굴도 진달래꽃처럼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었지 흘러가버린 세월, 안개 낀 강변에서 말 타고 달리는 사람도 보았고 풀벌레소리 오색물방울 비비는 소리로 듣고도 싶어 했던 십 수 년 떠오르는 먼 소요산정상 그 진달래꽃 아슴프레 하기만한 지금 난 아직도 빈손, 오늘도 진달래꽃 붉기만 하여 봄 처녀 얼굴처럼 붉기만 하여 .. 2022. 2. 1.
바닷가 소나무 바닷가 소나무 바닷가 바위틈에 홀로 서서 파도소리 발자욱으로 세기는 바람, 그 바람 지천명 허리에 휘어 감고 늘 푸르고 싶은 한 그루 바닷가소나무 갯바람에 솔 향 발하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뿌리는 바위, 바위틈을 밀어고 있다. 2022. 1. 31.
바람 / 보리스 빠스째리나크 바람 - 보리스 빠스째리나크 - 나는 죽었지만 그대는 여전히 살아 있다.하소연하며 울부짖으며바람은 숲과 오두막집을 뒤흔든다.아주 끝없이 먼 곳까지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씩이 아닌모든 나무를 한꺼번에마치 어느 배 닿는 포구의겨울 같은 수면 위에 떠 있는 둧단배의 선체르 뒤흔들듯. 따라서 이 바람은 허세나무의미한 분노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당신을 위한 자장가와 노랫말을이 슬픔 속에서 찾기 위함이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동의어 소설가 다른 표기 언어 Boris Leonidovich Pasternak,Boris Pasternak 원본사이즈보기 요약 테이블출생1890년 2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사망1960년 5월 30일직업소설가성별남성데뷔1914년 시집 '구름 속의 쌍둥이'학력모스크바 주립.. 2022.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