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지(米堤池)
옛날 전라북도 옥구군 미면, 지금의 미제지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욕심이 많고 포악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스님이 와 시주를 권하자 그는 심술궂게 시주 대신 소똥을 잔뜩 자루에 담아 주었다. 때마침 이 광경을 보던 그 부인이 몰래 스님을 불러 쌀을 주면서 남편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스님은 그의 부인에게 부처님의 심부름으로 남편을 벌주기 위해 왔다고 하고 내일 아침 그 집을 피해 뒷산으로 달아나되 무슨 소리가 나도 뒤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이튿날 부인은 어린아이를 업고 뒷산으로 올라가던 도중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가 나므로 금기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조금 전까지도 있었던 집은 간 곳이 없고 그 곳에 물이 괴어 있었다. 부인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어린아이와 함께 돌로 변하고 말았다. 이후로 그 부잣집은 큰 못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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