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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스크랩] 북유럽 신화

by 바닷가소나무 2006. 8. 15.

 

 

북유럽 신화 여행

유럽의 신화라 하면 누구나가 그리이스 신화를 생각한다. 그것은 정말 아름답고 시나 극, 미술이 되어 세계의 애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이 만들어 낸 신화로서는 현대의 유럽을 형성한 게르만족의 그것이 가장 주목을 받아야 한다.

오랜 동안 그리이스 신화나 그리스도교에 가려져 있던 북유럽의 신화는 18세기 중엽부터 갑자기 주목을 받아 시가 되고 그림이나 조각이 되어 그 비장하고 유우머 섞인 아름다움으로 드디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들 신화는 주로 <옛 에다>라는 시집, 13세기에 아이슬란드의 대학자 스노리가 쓴 <에다>라는 책에 모아져 있기 때문에 에다 신화라고도 부른다.

천지창조와 최초의 생명

이 우주는 최초에는 한가운데가 텅 비고 넓어서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그 북쪽에 눈과 얼음으로 막힌 니풀하임(안개의 나라라는 뜻)이 있었고, 남쪽에는 불꽃이 이글거리는 무스펠하임이라는 염열(炎熱)의 나라가 있었을 뿐이다. 남쪽으로부터의 열정이 북쪽의 얼음에 부딪쳐 그것을 조금씩 녹이는 사이에 그 얼음덩이에 생명이 깃들어 유밀이라는 거인이 얼음 속에서 나왔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생물이며 거인족의 조상이다. 유밀이 마찬가지로 빙괴(氷塊)에서 태어난 거ㅓ대한 암소 아우드람에 젖을 먹고 잠이 들자 전신에서 땀이 나며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암소 아우드람이 빙괴를 핥고 있는 사이에 이번에는 얼음 속에서 잘 생긴 한 장부가 태어났다. 이 사람이 신들의 선조인 프리이다. 프리의 아들과 거인의 딸 사이에 세 아들 오딘, 비리, 베에가 태어났다. 이 형제가 원초의 거인 유밀을 죽여 그 시체를 우주 한가운데에 주어 대지로 삼았다. 흘러나온 피는 바다와 호수가 되고 뼈는 산맥이, 털은 숲이 되었다. 두개골을 치던져 하늘을 만들고, 무스펠에서 날아오는 불꽃의 큰 것을 붙잡아 태양과 달로 하여 세계를 비추게 했다. 이것이 천지창조의 신화이다.

인간과 소인족의 성립

어느 날 오딘 형제가 바닷가를 이리저리 거닐고 있자니 물에 떠내려 온 두 개의 나무가 눈에 띄었다. 질이 단단한 아크스(물푸레나무)와 무른 엔브라(느릅나무 혹은 어떤 덩굴 식물)이었다. 신들은 이것을 조각하여 사람의 모양을 만들고 호흡과 지혜를 불어 넣어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다.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진 것은 남자로서 아크스라고 이름 짓고, 무른 것으로 만들어진 것은 여자로서 담쟁이 덩굴처럼 남자에게 매달려 붙는 성질이 있는 엔브라이다. 신들은 그들을 대지의 중앙 미드갈드(가운데 나라)에 살게 하고, 주위에는 방책으로서 유밀의 속눈썹을 심어 거인이나 마물이 공격해 올 때에는 자기들의 동맨자가 되어 주기를 기대했다. 이윽고 대지로 만들어진 유밀이 썩자 그 속에서 구더기 같은 것이 솟아나왔다. 그것이 소인족으로서, 빛을 무서워하는 그들은 대지 속이나 바위 틈에 숨어 들어갔다.

외눈박이 오딘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은 남자가 열서너명, 여신이 열 명 정도 있는데, 주신으로 모셔지는 이는 오딘(Odin, 옛날 高地 독일어로는 Wuotan, 옛 영어로는 Woden) 게르만계의 나라에서는 수요일은 <오딘의 날>이라고 불리고 있다.

"오딘은 모든 시대를 통하여 살아 있고, 그의 왕국 전체를 지배했다. 그는 대지와 하늘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었으나, 그 최대의 공적은 인간을 만들고 육체는 썩어도 불멸하는 영혼을 그에게 준 것이다." 라고 스노리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리스도교의 신의 관념이 섞여 있는 것 같으며 최초의 오딘은 그렇게 훌륭한 신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북유럽 첫째의 성지 우프사라의옛 신전에 모셔졌던 세 신 중 가운데 있고 가장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던 것은 토르신이었고, 오딘과 프레이는 그 좌우에 서 있었다. 그밖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도 오딘은 바이킹 시대가 되어 비로소 토르보다 훌륭하다고 취급된 것 같다. 그는 <승리의 신>이라고 불리어 싸움의 신의 성격도 있지만, 투창을 던져 전투를 개시시키고, 전사(戰士)를 광란 상태로 몰아 분전시키거나 적의 무기를 무디게 하거나 하여 전쟁을 결정한 따름이며, 스스로는 거의 싸움의 신인 이상으로 지혜와 마법의 신이며, 또 태풍의 신, 망령의 신의 성격도 농후하다.

그는 우주수(宇宙樹)에 매달리어 자기 스스로를 창으로 꿰둟는 고업(苦業)을 하여 마법 문자 루네를 발견하고, 마술을 손아귀에 넣었다. 그래서 <교수대의 주인> <마법의 아버지>라고 불리었다. <외눈박이 사나이>라고 불리지만, 그것은 미밀의 샘이라는 지혜를 지닌 샘물을 마시고 싶어 했을 때 그 샘을 지키는 거인 미밀이 "그렇게 이 샘물을 마시고 싶으면 네 한쪽 눈을 달라." 했으므로 한쪽 눈을 빼어 샘에 던져 넣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지식의 획득에 열심이었고, 죽은 사람을 불러 일으켜 먼 과거나 미래의 지식을 얻어내거나 거인이 가진 시(詩)의 영주(靈酒)를 훔치거나 하고 있다. 그의 발 밑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웅크리고 있고, 어깨에는 두 마리의 까마귀가 앉아 있어서 아침마다 날아올라가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다시 돌아와서 주인에게 세계의 소식을 전한다. 그래서 그는 <늑대의 신>이기도 하고 <까마귀의 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다리가 여덟 개인 스레이푸니르라는 준마를 타고 하늘이나 바다 위에서도 자유롭게 날아 북쪽 나라에도 간다. 또 실명한 한쪽 눈을 가리기 위해 그는 언제든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다.

범폭(犯暴) 전사(戰士) 베르세르카

막스 클링거의 그림에 <베르세르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오딘의 고무를 받은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전사인데, 칼이나 창도 그를 다치게 하지 못한다고 하며, 무기를 잃으면 맨손으로 싸우고, 이빨로써 상대방의 방패를 물어뜯고, 숨통을 물어 끊어 쓰러뜨린다고 한다. 늑대나 곰의 형상이 되며 싸운다고도 한다. 곰의 형상이 되어 분전한 베즈와르 비야르키, 늑대가 되어 배회한 월숭가(家)의 시그문트 부자(父子) 등은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다.

와르큐리에

싸움의 신 오딘을 섬기는 처녀들에 와르큐리에가 있다. 와르는 전사를 뜻하고, 큐리에는 선택한다는 뜻이다. 싸움이 시작되면 그녀들은 오딘의 뜻을 받들어 싸움터로 뛰어가서 죽어 쓰러진 용사들을 천상의 와르하라로 옮긴다고 한다. 그것은 오딘이 거인족들의 결전에 대비하여 인간의 용사를 자기 수중에 모으기 위해서라고 한다.

와르큐리에의 대장은 흔히 명령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잠이 오는 가시에 찔리어, 불길에 싸여서 산 위에서 잠자고 있는 브륜히르드가 있고, 후에 용을 죽인 용사 시그르드(독일에서는 지그프리트)에게 구조되어 <시그르드 전설(독일에서는 니베룬겐 전설)>의 주인공이 된다.

와르큐리에는 가끔 백조의 모습으로 날아온다고 한다.

백조의 옷을 벗고 물을 끼얹다가 인간에게 체포되는 백조 아가씨의 민화(民話)는 이 와르큐리에 전설의 변형이다.

와르하라 궁(宮)

와르하라(바르게는 와르하르)는 전사자의 방이란 뜻으로, 오딘이 전장에서 죽은 용사들을 맞이하는 저택이다. 천상의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에서도 제일 장려한 저택으로서 지붕이나 벽은 금은의 방패와 창으로 되어 있고 전사들이 죽은 후에 가는 천국에 해당한다. 그것은 천상의 <기쁨의 나라>라는 곳에 있으며, 640개의 출입문이 있고, 그 문 하나하나는 960명의 전사가 줄을 서서 출입할 수 있는 넓이를 가졌다. 이 저택에서 전사들은 매일 축하 잔치를 베풀고, 저택 위에 넓게 뻗어 있는 우주수(宇宙樹) 사이에 살며, 그 잎을 먹어 유방에서 무한하게 젖을 흘려내는 산양(山羊) 헤이도룬의 젖을 마시고, 역시 거기서 사는 멧돼지 세리무닐을 죽여서 그 곡기를 먹고는 무기를 잡고 싸운다. 그러나 저녁이 되면 이 싸움에서 죽은 자도 다시 일어나 함께 잔치 자리에 앉고 이튿날은 다시 또 싸운다. 이리하여 싸움은 라그나렉의 날이 올 때까지 영원히 계속되며, 멧돼지 세리무닐도 날마다 되살아나기 때문에 음식이 끊일 수도 없다. 와르큐리에들이 그 접대를 맡는다.

와르하라로 옮겨지지 않는 사자, 즉 노인이나 병으로 죽는 것은 <지푸라기 죽음>이라고 불리어 불명예로 여겨지며, 사후에는 여왕 헤르가 다스리는 음습한 지하의 나라에 가는 모양이다.

아서 신족(神族)과 바너 신족의 싸움

북유럽의 신들에는 두 종류가 있었던 것 같다. 스노리에 따르면 오딘을 수령으로 한 아서(Aesir) 신족은 처음에 코커사스 근처에 있었으나 돈강 하류에 진출하여 거기에 있던 바너(Vanir) 신족과 싸웠다. 서로 승패가 있었으나 양편이 다 마지막 승리를 얻지 못하고 싸움에 지쳐 화목하고 서로 인질을 교환하게 되었다. 아서 신족으로부터는 헤닐과 거인의 한 사람이지만 오딘의 숙부인 미밀이 바너족쪽으로 가고, 바너족에서는 니오르도와 그의 아들 프레이, 딸인 프레이야가 아스가르드에 와서 이후는 아서신과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한다(그 후에 오딘은 독일을 거쳐 북유럽에 와서 스웨덴 왕실의 터전을 연다).

대개의 학자들의 의견으로는 바너 신족의 신들은 모두 풍작과 평화의 신으로서 농경 민족이 받드는 데 비해, 오딘들의 아서 신족은 왕후(王侯)나 전사가 받든 싸움의 신으로서, 북유럽 신화의 판테온은 이 양편의 화해와 통일 위에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싸움과 사회 변동의 바이킹 시대를 통하여 귀족이나 전사가 받든 오딘이 차차 주신(主神)이 되어 갔다고 한다.

시(詩)의 기원

아서 신족과 바너 신족이 화목한 때, 그들은 또 이 화목을 기념하여 하나의 통 속에 각각 침을 뱉어 넣어 이것을 섞어서 한 인간을 만들었다. 이 쿠와시르는 아주 현명하여 어떤 질문에도 대답 못 하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푸야라르와 가라르라는 두 소인이 그를 죽여 그 피로써 한 가지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마시면 누구라도 영감을 얻어 훌륭한 지혜자가 되어 특히 시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영주(靈酒)를 거인 수춘그가 자기 아버지가 소인들에게 살해된 대상(代償)으로서 빼앗아 소중하게 산중에 숨기고 딸 군로드에게 엄중하게 감시를 시켰다.

오딘이 이 술 이야기를 듣고 꼭 손에 넣고 싶어 했다. 그는 수춘그의 동생 집에 농부 행색으로 들어가서 혼자서 일곱 사람 몫의 일을 한 대신에 형님에게 조언하여 영주를 한 모금 마시게 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수춘그는 쌀쌀하게 거절한다. 오딘은 바위산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뱀으로 화신하여 군로드 곁으로 숨어 들어가 사흘 밤을 그녀와 함께 자며 비위를 맞추어 준 다음 영주를 세 모금만 얻어 마신다. 그 세 모금으로 그는 술을 남김 없이 입에 머금고 매로 화신하여 바위산을 빠져나온다. 수춘그가 그것을 발견하고 독수리로 화신하여 맹렬하게 뒤쫓는다. 간신히 아스가르드로 날아서 돌아온 오딘은 신들이 내놓은 단지에 급히 술을 토해 낸다. 그러나 너무 서둘렀기 때문에 조금 밖으로 흘렀다. 이 밖에 흐른 것을 핥은 자가 <가짜 시인>이 된다는 것이다. 뒤쫓아 온 수춘그는 신들이 불을 놓은 장작더미의 산에 날개가 타서 죽는다. 이런 이유로 해서 시를 <소인의 술> <쿠와시르의 피> <수춘그의 보배> <오딘의 선물> 등으로 부른다.

우주수(宇宙樹) 유그드라실

북유럽 신화로 독특한 것은 꿰뚫고 솟아오른 유그드라실이라고 불리는 큰 물푸레나무이다. 우듬지는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 위를 뒤덮고, 굵은 뿌리의 한 가닥은 서리의 거인의 나라로, 또 한 가닥은 죽음의 나라로 뻗어 있다. 우듬지의 맨 꼭대기에는 한 마리의 독수리가 앉아 있으며, 그 날개를 퍼득이면 우주에 바람이 인다. 죽음의 나라로 뻗은 뿌리에는 독룡(毒龍) 니드호그를 비롯하여 무수한 뱀이 달라 붙어 나무가 시들도록 물어뜯고 있다. 가지 사이에는 사슴과 산양이 살며 잎을 따먹고 있다. 거인의 나라로 뻗은 뿌리 밑에는 거인 미밀이 지키는 지혜의 샘이 있다. 신들의 세계로 뻗어오른 줄기 밑에는 우르드(운명)의 샘이 있고 세 사람의 노른이 지키고 있으며, 나무가 시들지 않도록 샘의 찰흙과 물을 매일 뿌리에 끼얹고 있다. 신들은 매일 무지개다리를 건너 이 샘가에서 회의를 연다. 그러나 토르신(神)만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다리를 건널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우주가 북유럽인이 생각한 아홉 개의 세계(신들과 거인족과 소인과 죽음의 나라 등)를 연결하여 우주를 받치고 있으며, 그 우듬지에서 계곡에 떨어지는 이슬로 인간은 양육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들과 거인이랑 만물들의 결전의 때가 오면 이 우주수도 불길에 싸여서 죽고 세계는 멸망한다는 예언이 있다.

오슬로의 비게란드 공원에 서 있는 거대한 토템 폴과 같은 조각은 이 세계수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운명을 정하는 노른들

유그드라실의 나무 뿌리에 있는 우르드의 샘을 지키는 여신은 노른(Norn)이라고 불리며 세 사람이 있다. 우르드<운명 또는 과거> 베르단디(현재), 스쿠르드(필연, 미래)로서 그녀들이 정하는 운명에는 인간은 물론 신들도 반항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이스 신화에서 말하는 모이라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녀들은 유그드라실의 나무가 시들지 않게 배려하거나, 인간의 아이가 태어나면 그 집을 무녀(巫女)의 모습으로 방문하여 그 아기의 수명이나 운명을 정했다고 한다. 그리이스 신화에도 세 사람의 모이라가 찾아와서 영웅 메레아그로스의 운명을 정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북유럽에서도 노른들에 의해 신기한 운명을 보내는 노르나게스트의 전설이 있다. 게스트가 태어났을 때 세 사람의 노른이 와서 예언을 했는데, 마지막 한 사람이 베개맡에 세워 둔 초를 보고 이것이 다 타면 동시에 그는 숨이 끊어진다고 했다. 어머니가 이 촛불을 꺼서 장롱 속에 감추었고, 이리하여 게스트는 3백 년을 살고도 아직 원기가 있었다. 그러나 성(聖) 오라부모의 권유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이미 노른의 주박(呪縛)은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초에 불을 당겼더니, 점점 늙어 빠져서 그 초가 다 없어짐과 동시에 대단했던 노용사도 숨을 거두고 말았던 것이다.

뇌신(雷神) 토르

신들 중에서 가장 호걸은 뇌신 토르(Tor, 옛날 영어로는 <Thunor>로서 게르만족의 목요일은 모두 토르의 날이라고 불린다. 스노리는 토르를 오딘의 장남이라 하고 있으나 옛날 우프사라 신전에서는 토르의 상이 중앙에 서 있었고, 그밖에도  토르를 본존(本尊)으로 한 신전이 많고, 그가 오딘보다 본래는 격이 높았던 모양이다. 어떻든 그는 용감무쌍하여 언제나 거인이나 마물들과 싸워서 신들과 인간을 지키고 있다. 그 무기는 마법에 미친 소인이 만들어 준 쇠망치로서, 그것을 던지면 반드시 상대방에게 명중하여 일격에 상대방을 죽이고 그에게로 저절로 돌아온다.

그런 트로이기 때문에 북유럽인에게 두렵게 숭배를 받고, 토르올프라든가 토르데이스, 토르모드 등, 아들과 딸에게 토르를 본뜬 이름을 붙이거나 또 그의 망치를 본뜬 부적을 목에 거는 일이 많았다.

거인 휴밀과 미드가르드 뱀

해신(海神) 에길의 저택에서는 신들을 자주 연회에 초청했다. 그런데 그 연회에 필요한 만큼의 술을 빚어낼 만한 큰 솥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싸움의 신 튀르가 그 때 토르에게 말했다. "나의 아버지 휴밀에게는 깊이가 1마일이나 되는 큰 솥이 있다."

그래서 토르는 튀르는 튀르를 데리고 휴밀의 집으로 찾아간다. 튀르의 어머니는 기뻐하며 아들들을 맞이했으나, 노(老)거인이 어떤 태도로 손님을 대할지 몰라서 대들보에 여러 개 얹어 놓은 큰 솥 뒤에 숨겼다. 돌아온 거인이 그 쪽을 노려보자 대들보가 갈라졌다. 그래도 거인은 토르들을 환대하였는데, 저녁에 손들이 황소 세 마리를 먹어 치웠기 때문에 이튿날에는 끼니거리를 찾아 바다로 낚시질을 나간다. 토르도 같이 가기로 하고 휴밀이 기르고 있는 새까만 황소의 모가지를 비틀어 잘라서 미끼로 삼는다. 두 사람은 아주 멀리 배를 저어나가 휴밀은 연방 고래를 낚아 올린다. 토르는 싫어하는 거인을 타일러 더 멀리까지 배를 저어나가 황소의 머리를 매단 그물을 바다 깊이 던진다. 해저에서 대지를 휘감고 있던 미드가르드 뱀이 꽉 물고 늘어진다. 토르가 전신의 힘을 다하여 끌어올리려 하여 배의 바닥이 빠지고 말았다. 간신히 미드가르드 뱀을 수면에까지 끌어올렸으나 상대는 맹렬하게 날뛰며 독기를 내뿜는다. 휴밀은 겁을 먹고 뱃전에서 밧줄을 끊어 버렸다. 뱀은 다시 바닷속으로 깊이 가라앉았다.

이튿날 신들은 큰 솥을 얻어서 돌아가기로 했으나, 튀르는 아무래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튀르는 온 힘을 다하여 들어올렸으나 도저히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거꾸로 하여 머리에 뒤집어 썼다. 이리하여 아스가르드로 돌아가는데, 솥이 아까운 생각이 든 휴밀들이 되찾으려고 뒤쫓아왔다. 토르는 솥을 한 옆에 내려 놓고 망치로 거인들을 때려죽이고 솥을 가지고 돌아갔다.

이후 에길 저택의 잔치에서는 실컷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토르의 신화는 아직 많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로키와 함께 거인의 나라를 방문하여 거인들과 지혜를 겨루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생략한다.

싸움의 신 튀르

튀르(Tyr, 옛날에 Twi, Tiwaz)는 게르만족의 옛날 싸움의 신으로서, 기원전 1세기에 <게르마니아>를 쓴 타키토스는 로마의 마르스에 비기고 있다. 어원적으로 말하면 <Tiwaz>는 그리이스의 <Zeus>와 같은 형이므로 천공(天空)을 지배하는 최고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북유럽 신화에서는 그는 오딘에게 지위를 빼앗긴 형태로 그다지 활약하지 않는다. 그의 신화로서 유명한 것은 마귀 늑대 펜리르를 결박할 때의 이야기뿐이다.

로키의 아들이라는 이 늑대가 거대해졌을 때 신들은 이것을 결박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사슬로 묶어 보았으나 늑대는 곧 끊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소인들에게 부탁을 하였더니 여자의 수염, 고양이의 발소리, 새의 혀, 그밖의 것을 섞어서 이상한 끈을 만들어 주었다. 가늘고 화사하게 보이지만, 자르려고 하면 할수록 단단해지는 마술의 끈이었다. 그것으로 늑대를 결박하기로 하였으나, 늑대는 그 끈을 이상히 여겨, 신들이 자기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로 누구든지 자기 입속에 한쪽 손을 넣어 달라고 한다. 신들은 이 말을 듣고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다. 그 때 튀르가 불쑥 한쪽 손을 늑대의 아가리에 집어넣었다. 그래서 늑대는 결박당하기를 승낙했는데, 아무리 날뛰어도 끈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는 분연히 튀르의 한쪽 손을 물어서 끊었다. 이리하여 이 신은 외팔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도운과 청춘의 사과

북유럽의 신들은 불사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언제나 노쇠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런 때에는 신들은 곧 여신 이도운에게로 달려갔다. 그녀가 가진 <청춘의 사과>를 맛 보면 다시 젊어질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오딘, 헤닐, 로키 세 사람이 여행을 떠나 식량이 떨어졌으므로 들에 있는 소 한 마리를 잡아서 찜구이를 하여 먹으려 했다. 그런데 고기가 아무리 하여도 구워지지 않았다. 옆의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독수리 모습을 한 거인 티아시가 나에게도 고기를 나누어 준다면 곧 구워지게 해 주겠다고 했다. 신들이 부득이 그에 동의하자 과연 고기는 구워졌으나 독수리는 그 반을 가로채어 날아올랐다. 화가 난 로키가 막대기로 후려치자 그 막대기는 독수리에 들어붙었고 손도 막대에서 떨어지지 않아 로키는 바위며 나뭇가지에 부딪치면서 독수리에게 실컷 휘둘리었다.

로키가 항목하여 몸이 구조를 청하자 티아시는 여신 이도운을 데려오면 용서를 해 주겠다고 했다. 로키가 여신을 잘 설득하여 밖으로 데려 나오자 티아시가 독수리로 화신하여 날아와서 채어 가 버렸다.

신들은 점점 몸이 쇠하여지며 필사적으로 이도운을 찾았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을 ㅗ로키가 저지른 짓임을 알고 그를 책했다. 로키가 프레이야의 깃옷을 빌려 티아시의 집에 가 보니 때마침 거인은 집에 없고 이도운이 뜰에 나와 있었다.

로키는 그녀를 호두로 화신시켜 손톱로 집어서 아스가르드로 날아 돌아왔다. 그것을 본 티아시는 급히 뒤쫓아 왔으나 신들이 장작을 쌓아 올려 불을 질렀으므로 티아시는 날개가 타서 떨어져 신들에게 살해되었다.

이리하여 이도운과 청춘의 사과는 다시 아스가르드로 돌아와 신들은 한 시름을 놓았던 것이다.

뇨르드와 스카데이의 결혼

뇨르드(Njord)는 에길이 외해(外海)의 신인데 대하여 내해(內海)의 신으로서 항해의 수호신이며 또 평화, 풍작을 내리는 신이다. 일찍이 타키토스가 보고한 여신 네르투스(Nerthus)와 성(性)이 다르지만 같은 신이거나 부부 관계인 듯하다. 아사 신족과 바너 신족이 전쟁 후 화해한 때에 아들 프레이, 딸 프레이야를 데리고 아스가르드로 왔다고 한다.

그런데 티아시가 살해되자 그 딸 스카데이가 늠름하게 무장을 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치기 위하여 아스가르드로 달려갔다. 여성 찬미 정신이 강한 게르만인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여자와 싸우지 않는다. 신들은 어떻게든 스카데이의 분노를 달래려고 하고 로키가 선정적인 춤을 추고 했기 때문에 드디어 스카데이의 화도 풀리고 신들 중 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고 화해하게 되었다. 단지 그 남편을 고르는 데는 발 외에는 아무것도 보아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었다.

그녀는 신들 중에서 가장 미남자인 바르데르를 택하려고 생각하고 발이 제일 희었던 신을 택했다. 그런데 그것은 바르데르가 아니고 뇨르드였다. 그래도 두 사람은 결혼하였으나 바닷가에 사는 평화의 신과, 눈산에 사는 스키이의 명수이며 사냥을 좋아하는 거인의 딸과는 부부 사이가 원만치 못했다. 오래지 않아 두 사람은 헤어졌고, 후에 스카데이는 오딘의 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프레이의 사랑

뇨리드의 아들 프레이(Frey, 초라는 뜻)는 다산(多産)과 평화의 여신으로서, 아버지 이상으로 널리 숭배를 받았다. 옛 우프사라 신전에는 토르, 오딘의 상과 함께 그의 상이 모셔져 있었는데 그 상은 다산의 신에 어울리게 거대한 남성의 상징을 직립(直立)시키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오딘이 집을 비운 사이에 그 옥좌에 앉아서 세상을 내다보았더니 먼 거인의 나라에 대단한 한 미녀가 보였다. 그녀가 팔을 치켜들자 그 때문에 세상이 빛날 정도였다. 프레이는 대단한 상사병에 걸려 빛날 집에 돌아와서 자리에 눕더니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아니했다. 뇨르드는 걱정이 되어 그와 사이가 좋은 스키르니르를 보내어 아들의 사정을 알아보게 했다. 마지막으로 프레이는 사랑을 털어 놓았다. 잊지 못하는 상태는 거인 규밀의 딸 게르드임을 알았다.

스키르니르는 프레이의 보검과 금사과 기타의 선물을 가지고 게르드를 찾아가 프레이를 위해 청혼했으나 그녀는 쉽게 응하지 않았다. 마침내 스키르니르는 저주를 하여 "네가 모근 생의 기쁨을 잃고 치욕과 고뇌의 생애를 보내게 해 주겠다." 하고 어르자, 딸은 드디어 바리의 숲에서 3일 후에 프레이와 밀회할 것을 약속했다. 돌아가서 주인에게 그와 같은 사연을 전하자 프레이는 크게 기뻐하면서도 <하루 밤도 멀며, 이틀 밤은 더 멀다. 어떻게 사흘 밤을 기다릴 수 있겠느냐?> 하고 탄식하였다고 한다. 그래도 이렇게 하여 프레이의 사랑은 이루어졌으나, 그 때 불패(不敗)의 보검을 거인 측에 건네 주었기 때문에 라그나레크의 날에 프레이는 무기가 없어서 죽게 된다.

결혼과 가정의 여신 프리그

프리그(Frigg, 옛날에는 Frija)는 오딘의 아내이며, 따라서 아스가르드의 여왕이다. 결혼 생활과 가정을 지키며, 실을 잣는 일과 베짜기를 잘 하고 또 자식복을 주는 신이다. 흔히 실을 잣는 모습이나 어린이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림 등에 그려진다. 영어의 금요일은 그녀의 이름에서 온 것이며, 또 독일이나 북유럽에서 귀부인을 부르는 <Frau>, <Frue> 도 같은 것이다.

신화에서는 그다지 활약하지 않지만, 아들 바르데르가 나쁜 꿈을 꾸어 죽음에 가위눌렸을 때 모든 생물과 광물, 식물에 부탁하여 어떻게든지 바르데르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약속을 시킨 신화는 어머니로서 애정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결국 그 노력도 헛되게 로키의 간계로 말미암아 바르데르는 죽고 신들의 세계는 어두운 그림자가 되덮게 되지만.

란고바르트 족의 이름의 기원

프리그는 애정이 깊고 남편에게 정숙한 아내였으나, 역시 남편을 속이는 재주는 알고 있었다.

오딘 부처는 덴마아크의 쿠윤 섬에 체재하고 있을 때, 그 지방에서 세력이 있던 반달족과 북쪽에서 온 윈니리 족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반달족이 오딘에게 승리를 기원하자, 그는 해가 뜰 때 먼저 본 측에 승리를 주겠다고 대답했다. 윈니리 족에서는 여추장 가바라가 프리그에게 전승을 빌었다. 남편의 의향을 알고 있던 프리그는 간바라에게 일렀다. 내일 아침 일찍 윈니리의 여자들은 남자들과 함께 머리카락을 얼굴 위로 드리우고 오딘의 저택 동쪽에 줄 지어 서 있으라고. 아침에 프리그는 남편을 깨우며 "오딘, 보세요(오딘세)." 하고 외쳤다. 오딘이 튀어 일어나서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창문을 바라보자 수염이 긴 무리들이 보였다. "저 수염이 긴 자들(란고바르트)은 누구지?" 하고 오딘이 물었다. 그것은 프리그의 말을 듣고 줄 지어 서 있던 윈니리의 남녀였다.

이리하여 오딘은 결국 윈니리 족에게 승리를 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이후 윈니리는 란고바르트라고 불리게 되고, 또 이 사건이 일어난 도시는 오딘세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동화 작가 안데르센이 태어난 거리 오덴세라는 이름의 기원이다. 다만 이 신화는 <에다>에는 없다. 8세기에 만들어진 <란고바르트사(史)>에 나와 있는 것이다.

프레이야의 눈물

북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신이라고 하면 프레이야이다. 뇨르드의 딸로서 프레이야는 오누이며 원래는 바나 신의 동아리로서 바나 족의 여신이라고 불렸고, 사랑과 풍작을 다스린다. 그녀는 특히 연가(戀歌) 듣기를 좋아해서 여인들의 호소를 잘 들어 준다고 한다. <독수리의 깃옷>을 가지고 있어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와르큐리에의 지휘자로서 전장에 달려가서는 전사자의 반을 자기 몫으로 차지한다. 그녀는 멋이 있어서 모든 신들과 염문이 퍼졌으나, 한편 남편을 끔직히 생각하여 남편 오드(오딘의 별명인지도 모른다)가 여행에서 돌아오지 아니한 때에는 남편을 찾아 눈물을 흘리면서 각처를 헤매어, 그 흘린 눈물이 바위에 스며들어 황금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황금을 <프레이야의 눈물>이라고 한다.

그녀는 별명이 <멧돼지>라 할 정도로 풍만하였던 모양이며, 거인이나 소인이나 언제든지 노리고 있었다. 외출할 때는 멧돼지를 타거나 또는 고양이가 끄는 수레를 탔다.

목걸이 브리신가멘

프레이야가 가장 소중하게 여긴 보물은 브리신가멘이라는 목걸이였다. 언젠가 그녀가 바위산 앞을 지나가자 산속에서 세 소인이 훌륭한 목걸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그것이 갖고 싶어서 프레이야는 여러 가지로 설득했으나 소인들이 끝내 팔아 주지 않았다. 최후에 "그렇게 이것이 탐이 나면 우리들과 하룻밤씩 자겠느냐?" 하고 말하는 바람에 프레이야는 주저되었으나, 목걸이의 유혹은 너무도 강렬했다. 그녀는 바위산에서 세 소인과 하룻밤씩을 보내고 그것을 손에 넣었다.

이리하여 브리신가멘은 그녀의 자랑거리 보물이 되었으나, 그것을 입수한 사정을 장난꾸러기인 로키에게 탐지당해 끝내는 그 목걸이마저 도난당하여 아스가르드는 대소동이 일어난다.

그 이야기는 생략하지만 어떻든 아름다운 장신구는 옛날에나 지금에나 여성을 유혹하고 엉뚱한 범죄까지 저지르게 하는 모양이다. 프레이야는 이름도 비슷하듯이 가끔 프리그와 혼동되어, 나중에는 프리그를 밀어내고 오딘의 아내로 간주되었다.

게피온이 만든 섬

게피온은 덴마아크의 수호자가 되어 있는 여신으로서, 코펜하겐의 유명한 안데르센의 인어 아가씨의 상 근처에 게피온의 분수가 있고, 여신이 물고 있는 네 마리의 소는 입과 코에서 물을 내뿜고 있다.

스웨덴 왕 기르피에게 어느 날 여자 나그네가 찾아왔다. 그녀와 하룻밤을 즐겁게 지낸 왕은 이튿날 아침 헤어질 때에 네 마리의 소가 끌 수 있을 만한 토지를 그녀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바로 여신 게피온이었고 이윽고 거대한 소를 데려오자(그것은 그녀가 거인과의 사이에 낳은 네 아들이었다) 큰 가래를 지우더니 대지를 깊고 크게 떠내어 그것을 바다에까지 끌고 가서 그 곳 해협에 하나의 섬을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 코펜하겐이 있는 셰란 섬이며, 흙을 떠낸 장소는 스톡홀름 옆의 메랄 호수는 모양이 꼭 같다고 한다. 이 게피온은 프레이야 여신의 별명이라고도 한다.

무지개 다리를 지키는 헤이무달

지상과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를 연결하는 것이 무지개 다리 비프로스트이다. 그 아름다운 빛깔은 거인이 건너오지 못하게 불길을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신들이 날마다 다리를 건너 우르드의 샘가에서 회의를 여는데, 그것은 주로 거인의 내습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거인은 시조(始祖) 유밀이 신들에게 살해된 이래 신들을 적대시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아스가르드의  다리 옆에는 헤이무달이라는 신이 보초를 서고 있다. 그는 밤에나 낮에나 1마일의 거리까지 볼 수가 있고, 귀는 풀이 자라는 소리, 양의 가죽이 눌어나는 소리까지 분간할 만큼 밝고 날카로웠다. 거인이 덮쳐 올 기색이 있으면 그는 갸라르호른이라는 뿔피리를 천지에 진동할 만큼 불어낸다고 한다.

그는 오딘이 아홉 파도의 처녀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라고 하며, 신들과 인간 세계를 수호하는 신이다.

리그의 편력

헤이무달은 인간의 수호신이기 때문에 가끔 인간은 <헤이무달의 자녀>라고 불린다.

어느 때 그는 리그라고 이름하며 인간 세계를 편력했다. 먼저 방문한 데는 초라한 농노의 집이었는데 거기서는 자식이 없다고 탄식하고 있었다. 리그는 부부의 사이에 누워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아홉 달이 지나자 늙은 아내는 수태하여 아이를 낳았다. 다음에는 산뜻한 농민의 집을 찾았다. 거기서도 후사가 없음을 슬퍼하고 있었다. 리그가 부부 사이에 누워서 역시 여러 가지 가르쳐 주었더니 마찬가지로 9개월 후에 아이를 낳았다. 다음에 방문한 곳은 아름답게 꾸며진 귀족의 저택이었는데, 거기에도 자식이 없었다. 그는 거기서 환대를 받으며 주인 부부에게 사람들 위에 서는 인간으로서의 온갖 마음가짐과 무술을 가르치고 마찬가지로 하룻밤을 지냈는데 아홉 달이 지나자 여기에도 아이가 태어났다. 이리하여 어느 집도 모두 번영했으나, 이것이 농노, 농민, 귀족이라는 세 가지 신분의 기원이라고 한다.

사신(邪神) 로키의 그 자식들

로키(Loki, 때로는 로프트니 로도울이라고 부른다)는 수수께끼의 신으로서 보기에는 아름답고 지혜도 뛰어나서 가끔 궁지에 떨어진 신들을 도와 주기도 했으나 변덕쟁이이고 거짓말쟁이로서 토르의 아내 시프가 자랑하던 금발을 깎아 버리기도 하고 프레이야 목걸이를 훔치기도 하고 그밖의 갖가지 장난질을 했다. 스노리는 사기꾼이니 신들의 인간에 대한 수치라고 부르고 있다.

원래 그는 거인족 출신이었으나, 어느 날 오딘과 의형제를 맺어 신들의 세계에 끼어든 것이었다. 이리하여 아스가르드의 일원이 되기는 했으나, 거인족과의 연고가 끊어진 것이 아니고 안구르보다라는 거인 여자와의 사이에 미드가르드 뱀과 거랑(巨狼) 펜릴과 죽음의 나라의 여와 헤르가 낳았다. 신들은 뒷일을 두려워하여 뱀을 바다에 던졌는데, 뱀은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점점 커져서 지금은 대지를 한 번 휘감아 스스로 자기 꼬리를 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늑대는 너무 억세게 되었으므로 계략을 꾸며 마술의 사슬(그 사슬은 고양이의 발 소리과 여자의 수염, 바위 뿌리, 곰의 다리 힘줄, 물고기의 숨, 새의 침을 모아서 만든 것)으로 묶었다. 헤르는 반신은 붉고 반신은 푸른 징그러운 여자였기 때문에 오딘이 지하에 밀어 넣었는데, 그녀는 죽은 이들의 여왕이 되었다.

바르데르의 죽음

로키의 행한 못된 짓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용서하기 어려운 것은 오딘과 프리그의 아들로서 빛의 신인 바르데르를 죽인 일이다(그것도 자기가 직접 저지른 짓이 아니다).

어느 날 바르데르는 흉몽을 꾸어 심하게 가위 눌리었다. 오딘이 죽음의 나라를 찾아가 헤르에게 물으니 이미 죽도록 정해져 있다고 했다. 어머니 프리그는 죽을 힘을 다하여 모든 생물 무생물에게 타일러 결코 바르데르를 해치지 않을 것을 맹세시켰다. 이제 마음을 놓았다고 생각하고 신들은 바르데르를 에워싸고 창이나 돌을 던져 보았더니 과연 아무것도 바르데르에게 상처를 입히지 아니했다. 그것을 보고 로키는 심술이 나서 노파로 변신하여 프리그를 찾아가서 모든 것에 바르데르를 해티지 않을 맹세를 시킨 것과, 그러나 아스카르비의 문 옆에 나 있던 기생목(寄生木)만은 너무 작기 때문에 맹세를 시키기를 사양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는 프리그 곁을 물러나오자 곧 그 기생목을 뽑아서 장님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던 바르데르의 형제 호드를 찾아가서 "내가 방향을 가르쳐 줄 터이니 이것을 던져 보라." 하고 그 가지를 건넸다. 가르쳐 준 대로 호드가 기생목을 던지자마자 그것은 갑자기 투창이 되어 바르데르를 꿰뚫어 그 자리에서 쓰러뜨렸던 것이다. 신들의 놀람과 비탄은 헤아릴 길이 없었다. 이것은 바로 라그레크의 시작이었음에 틀림없었다.

로키의 징계(懲戒)

로키는 깊은 골짜기에 사방에 출입문이 있는 집을 지어 숨어 있었다. 그러나 오단의 눈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신들이 다가오자 그는 옆에 있는 용소(龍沼)에 뛰어들어 연어로 화해 있었다. 신들은 그물을 만들어 그를 몰아냈고, 끝까지 몰린 그가 그물을 뛰어넘어 달아나려 했을 때 토르가 그 꼬리를 붙들었다.

신들은 그를 엄중하게 사슬로 결박하여 그 사슬을 땅 속 깊은 바위에 동여매고, 그 위에 다시 바위를 쌓아올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독사를 얹어 독액이 그의 입 속에 떨어지도록 했다. 로키의 아내 시긴은 그의 곁에서 그 독액을 주발로 받아 내어 남편에게 떨어지지 않도록 했으나, 주발이 차면 그것을 버리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사이에 독액이 떨어지면 로키는 고통스러워 날뛰었다. 그러자 대지를 흔드는 지진이 일어났다. 이리하여 그는 라그나레크의 날까지 지하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라그나레크

라그나레크는 바그너의 악주 <신들의 황혼>이란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하게는 신들의 운명의 날, 혹은 몰락이라고 해야 한다고 한다. 신들을 적대시하는 거인이나 마물이 아스가르드를 쳐들어가 일대 결전이 벌어져 신들이 몰락한다도 예언된 날이다.

바르데르의 죽음이 그 불길한 전조였다. 계속해 핀부르의 겨울이 와서 사이에 여름이 없이 삼동(三冬)이 계속된다. 기근이 심해지고 인륜은 어지러워져 일족이 서로 다투고 간통이 늘어났다. 마군(魔軍)은 이제 때가 왔다고 분기했다. 대지는 명동(鳴動)하고 모든 결박은 끊어지고 해일을 일으켜 미드가르드 뱀은 육지로 기어오르고, 늑대 펜릴이며 죽은 이를 이끈 로키는 아스가르드를 향하여 밀어닥쳤다. 북쪽으로부터는 서리의 거인들이, 남쪽으로부터는 불길의 나라의 거인 수르트들이 쇄도했다. 헤이무달은 갸라르호른을 불어 대고 신들은 마군을 맞아 치기 위해 출진했다. 오딘은 거랑(巨狼)에게 삼켜 버렸다. 토르는 미드가르드 뱀을 드디어 쓰러뜨렸으나, 독기를 쐬어 자신도 쓰러졌다. 프레이는 수르트에게 쓰러지고, 헤이무달은 로키와 맞붙게 되었다. 그 때 수르트가 가지고 온 횃불을 던졌다. 대지는 불바다가 되고, 최후에는 우주를 꿰뚫는 유그드라시르도 불길에 싸여 큰 소리를 내며 쓰러져 바다에 잠기고 세계는 멸망한다(이것이 북유럽인이 상상한 세계의 운명이다).

하지만 그 후에 짧게 세계의 부활이 예언되어 있다. 토르의 아들 마그니와 그밖의 두서너 신이 살아 남고, 한 쌍의 인간도 역시 수풀 속에 불길에 피해 숨어 있어서 그들에 의해 새로운 세계가 바다에서 다시 떠오른 대지 위에 재건된다. 대지는 씨를 뿌리지 않고도 열매 맺는 낙원이 된다고 한다.

소인의 저주

어느 날 오딘과 로키의 헤닐이 여행을 떠났다. 먹을 것이 떨어져 허기가 져 있을 때 용소(龍沼) 옆에서 한 마리의 수달이 연어를 잡아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로키는 돌을 던져 일격에 이를 죽이고 나서 연어와 수달을 보자 그것이 아들 오타르(수달)였으므로 얼굴빛이 변하여 신들을 결박하여 속전(贖錢)으로 이 수달이 완전히 숨을 만한 황금을 요구했다. 오딘은 로키를 소인에게 보내어 황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로키는 안드와르라는 소인의 우두머리를 찾아가서 황금을 남김없이 내놓게 하고 또 소인이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던 팔찌까지 빼앗았다. 소인은 화가 치밀어 "이 팔찌와 황금을 갖는 자는 불행한 죽음을 당하라." 라고 저주했다.

오딘은 그 보물을 전부 프레이드마르에게 주고 석방되었으나, 소인의 저주는 프레이드마르에게 옮겨져 그는 보물을 나누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 파프니르는 그것을 동생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용의 모습으로 변하여 황야에서 그 보물을 지키고 있었다. 레긴은 대장의 명인이었는데 제자로 들어온 월숭가(家)의 시그르드에게 명도(名刀)를 만들어 주고 충동하여 파프니르를 죽이게 했다. 시그르드는 용을 죽일 때 튕긴 피를 뒤집어쓰고, 그 피가 묻지 아니한 한 점을 제외하고는 불사신이 되어 음험한 레긴마저 죽이고 보물을 차지하여 편력의 여행을 떠난다. 이것이 북유럽에 유명한 <월숭 이야기>(독일에서 말하는 니베룬겐의 노래)의 발단이다.

소인의 저주는 최후까지 붙어다녀 비길 데 없는 영웅 시그르드도 배반당해 목숨을 잃었고, 그를 쓰러뜨리고 보물을 차지한 규키 일족도 복수의 도깨비로 화한 시그드르의 아내의 계략에 빠져 전멸하고 보물은 행방을 모르게 된다(라인강의 바닥에 가라앉았다고 하는 것이 이야기의 그 후의 큰 개요다). 소인은 지하에 살면서 금은을 모아 다시 대장일에 열중해서 많은 보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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