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의 어머니
아니! 내 아들머리가 백발이 되어버렸다니 속이상하는구나! 네 어머니 어머니가 제 머리염색을 항상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어머니가 여기에 누워계시니 염색해줄 사람이 없어서 이래요 순간 당황한 마음으로 둘러대 보았다 어미야 집에 가거든 애비 머리염색부터 바로 해 주거라 네 신랑이 저렇게 늙어보여서 쓰겠냐?
어머니에게 흰머리를 보이지 않으려고 염색을 해왔었는데 구순의 어머니가 치매로 딴 세상 사람들과 웃고 싸우며 지내는 동안 자식들도 몰라보시기에 머리염색을 멈추었더니 그 사이 백발로 변해버린 아들모습을 보게 된 어머니 정신이 지난날로 되돌아간 것이다.
2013. 문학과창작.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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